문재인 대통령 개헌안 발의하자 여야 국회안 '지각' 협상 착수

문 대통령 "개헌으로 내가 얻을 이익 없다" 다음달 국회 연설...여야 27일부터 협상 개시 합의 / 정인혜 기자

2019-03-27     취재기자 정인혜
문재인 대통령이 예정대로 26일 개헌안을 발의했다.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 때 동시투표로 개헌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발의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이다.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헌안의 국회 송부와 공고는 전자결재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개헌에 의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으며 국민을 위한 개헌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생각하시기에, 왜 대통령이 야당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는지 의아해하실 수 있다”며 개헌안을 발의하는 네 가지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첫 번째 이유로 "개헌은 헌법 파괴와 국정 농단에 맞서 나라다운 나라를 외쳤던 촛불광장의 민심을 헌법적으로 구현하는 일"이라며 "지난 대선 때 모든 정당, 모든 후보들이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을 약속한 이유"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러나 1년이 넘도록 국회의 개헌 발의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며 "따라서 지금 대통령이 개헌을 발의하지 않으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6월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은 많은 국민이 국민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이며, 국민 세금을 아끼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생과 외교, 안보 등 풀어가야 할 국정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계속 개헌을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며 "모든 것을 합의할 수 없다면, 합의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헌법을 개정하여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세 번째 이유로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하면, 다음부터는 대선과 지방선거의 시기를 일치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따라서 전국 선거의 횟수도 줄여 국력과 비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두 번 다시 없을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 이유로는 "대통령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헌이기 때문"이라며 "개헌에 의해 저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대통령의 권한을 국민과 지방과 국회에 내어놓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에 의해 자신에게 돌아오는 정치적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국회와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제게는 부담만 생길 뿐이지만 더 나은 헌법,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정치를 위해 개헌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제가 당당하게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개헌 과정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주시리라 믿는다”며 “국회도 국민들께서 투표를 통해 새로운 헌법을 품에 안으실 수 있게 마지막 노력을 기울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헌안이 발의됨에 따라, 국회는 본격적인 개헌 국면에 돌입하게 됐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여야 3당은 27일부터 권력구조와 선거구제, 개헌투표 시기 등을 놓고 국회 개헌안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지지 여론이 우세하다. 지난 2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잘됐다'는 긍정평가는 64.3%에 달했다. 반면 '잘못됐다'는 부정평가는 28.5%에 그쳤다. 해당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시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응답률은 5.7%다. 한편, 여야는 이날 4월 임시국회에서 문 대통령이 개헌과 관련해 국회연설을 하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대통령의 개헌 관련 국회연설과 국무총리 혹은 경제부총리의 추경 관련 국회연설을 4월 임시국회 중에 할 수 있다는 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