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보석이야, 디저트야?" 투명한 코하쿠토에 손님들 탄성
예쁜 모양에 달콤한 맛 가진 일본전통 과자에 폭발적 반응...머랭·스쿱 쿠키 등도 인기 / 이재원 기자
부산시 남구 수영로에는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디저트 카페 ‘더블스윗’이 있다. 기자가 찾은 오후 3시,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손님이 많다. 손님들은 작은 보석처럼 생긴 상품을 사간다. '코하쿠토'란 이름의 디저트다. 손님들은 예쁘다며 연신 탄성을 지른다.
지난 24일 ‘더블 스윗’에서 만난 대학생 심수영(22) 씨는 “우리 학교 앞에 이색적인 카페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왔다. 카페에서 먹을 수 있는 디저트는 한정되어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맛 볼 수 없는 새로운 게 나와서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 곳 ‘더블스윗’은 코하쿠토, 머랭쿠키, 마카롱 등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색 디저트를 주로 파는 카페다. 일반 카페와 달리 테이크아웃만 하는데, 음료보다는 디저트가 주력 상품이다. 업주 이상문(30) 씨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보기에도 예쁜 디저트를 찾는 손님이 많아 디저트 전문 카페를 열게 됐다"며 "과자류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마카롱을 전문으로 팔다가 최근에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코하쿠토나 머랭 쿠키도 함께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골들도 많이 오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요즘은 새 손님들도 많이 온다. 오후가 되면 품절돼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도 많다”고 귀띰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디저트가 젊은 세대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맛있기만 한 디저트에 만족하지 않는다. 맛있으면서도 외관이 예쁜 디저트를 추구하는 것. 이제는 디저트도 예뻐야 하는 시대이다. 특히 코하쿠토는 반짝거리는 보석을 닮은 모습으로 처음 보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투명하게 반짝거리는 겉모양과 독특한 식감, 달콤한 맛. 코하쿠토는 언제부터 인기를 끌게 되었을까? 보석젤리라 불리는 코하쿠토는 일본어로 호박과자라는 뜻. 투명감 있는 질감을 최대한 살린 일본식 전통 여름 과자다. 에도 시대부터 있었다고 하는 이 디저트는 최근 1년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예전엔 투명한 한천을 치자를 써서 호박 빛으로 착색했는데, 마치 호박석 같아 호박과자라 불리게 됐다고. 요즘은 여러 재료를 써서 다양한 모양과 빛깔, 맛을 낼 수 있다.
달콤한 디저트를 입에 달고 산다는 김영주(21) 씨는 최근 유튜브에서 코하쿠토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의 줄임말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본 후로 코하쿠토에 빠지게 됐다고. “보석처럼 생겼는데 씹으면 바삭거리는 소리는 내는 게 신기해서 먹어보게 됐다”는 김 씨는 “일반 사탕과는 달리 겉은 바삭하고 안은 말랑말랑하다. 씹으면 마치 사탕과 젤리를 함께 먹는 느낌을 주는 식감이 매력적이다. 독특한 식감과 달콤한 맛에 빠져 요즘 입에 달고 산다”고 예찬론을 폈다.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디저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머랭 쿠키, 스쿱 쿠키도 인기를 끄는 품목. 머랭 쿠키는 달걀 흰자에 설탕을 섞어 만든다. 조리를 한 후 오랜 시간 잊고 있어야 완성된다는 의미에서 '잊혀진 쿠키'라고도 불린다. 스쿱 쿠키는 아이스크림 스쿱을 이용한 쿠키이다. 쿠키인지 모를 정도로 아이스크림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스쿱 쿠키라고 불린다.
바쁜 직장 생활 속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쿠키를 찾던 윤학준(27) 씨는 얼마 전 스쿱 쿠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간식거리를 찾던 중에 핸드메이드 장터 페이지에서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쿠키를 보았다. 예쁜 모양에 맛도 여러 가지여서 사게 됐다”고 했다. 윤 씨는 “쿠키처럼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이어서 가볍게 먹기 좋았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만 구매하지만 가까이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색 디저트는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직 직접 파는 카페는 흔하지 않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들이 핸드메이드 장터 페이지나 개인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구입하고 있다.
*집에서 코하쿠토 만들기*
코하쿠토를 혼자서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한천가루 한 스푼, 설탕 두 컵, 물 150ml(큰 종이컵 반컵), 식용색소만으로도 맛있는 코하쿠토를 만들 수 있다.
1. 먼저 물과 한천을 넣고 중불로 약 5분간 끓인다.
2. 설탕을 넣고 5분간 저어 끓이면서 내용물이 늘어질 정도로 적당히 끈적거리길 기다린다.
3. 내용물이 끈적거리면 준비한 용기에 담아 식용색소로 색을 낸다.
4. 한 시간 정도 실온에 두고 다시 냉장고 2시간 넣었다 꺼내어 잘라 원하는 모양을 낸다.
5. 이후 실온에서 3, 4일 놔두면 표면에 결정이 생기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