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페인을 아시나요?" 톡 쏘는 탄산맛 '스파클링 막걸리' 인기
평창올림픽 만찬주 오희 매출 급상승...'복순도가 손막걸리', '이화백주'도 주당 매혹 / 이선주 기자
부산 남구 수영로. ‘치이익’, 탄산 음료가 터지는 소리로 가득찬 막걸리바가 있다. 이름은 ‘두 번째 술집.’ 전국에서 가져오는 다양한 막걸리를 통해 우리나라 전통술을 알리는 술집이다. 주인 최기열(28) 씨는 최근 들어 많은 손님들이 스파클링 막걸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탄산이 많이 함류돼 일반 막걸리와 달리 청량한 느낌의 막걸리를 스파클링 막걸리라고 부른다. 그는 “‘오희’라는 막걸리는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도 잘 나간다”며 “지금 스파클링 막걸리가 유행”이라고 말했다.
막걸리 오희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만찬주로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올림픽 리셉션 주최 측은 전국 전통주를 대상으로 엄격한 평가와 심사를 거쳐 오미자로 만든 스파클링 막걸리 오희를 선정했다. 오희는 ‘오미자 다섯 가지 맛의 즐거움’이라는 뜻으로 올림픽의 오륜기와 일맥 상통한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오희는 오미자 재배 중심지인 경북 문경시 동로면에 위치한 문경주조에서 제조되고 있다. 오미자 때문에 기존의 막걸리와 달리 투명한 붉은 빛이 돌고 상큼한 맛이 난다. 문경주조는 세련된 빛깔을 가진 오희가 숙성돼 완제품으로 만들어지려면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했다. 오희는 2014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탄산가스 함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 받아 샴페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탄산을 가지고 있다. 문경주조는 “탄산 함류량은 맥주보다는 많고 샴페인 정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파클링 막걸리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통 막걸리와 달리 청량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막페인(막걸리+샴페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텁텁한 맛과 숙취로 인해 매니아층만 찾던 막걸리가 스파클링 막걸리로 인해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술로 자리잡았다.
서지현(22) 씨는 올림픽 만찬주로 오희가 소개되면서 스파클링 막걸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서 씨는“기존 막걸리는 텁텁하기만 했는데 스파클링 막걸리는 탄산이 많이 들어있어 깔끔하고 청량하다”고 말했다.
오희뿐만 아니라 다른 스파클링 막걸리도 주목받고 있다. 이미 주당들이 많이 찾았던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울산에서 생산된 쌀과 전통누룩을 이용한 손으로 빚은 유기농 생막걸리다.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천연탄산은 청량감과 단맛을 낸다. 뚜껑을 따면 뽀글뽀글 탄산이 끓으면서 흔들지 않아도 위 아래가 저절로 섞이기 때문에 따는 재미가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청와대에서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주로 선정된 ‘이화백주’도 스파클링 막걸리이다. 경남 양산에서 생산되며 금개구리쌀과 삼양주쌀을 이용해 누룩만을 써서 발효시킨다고 한다.
스파클링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존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났다. 막걸리바를 운영 중인 최기열 씨는 “스파클링 막걸리를 주문하신 손님들 중 다른 느낌의 막걸리를 추가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다. 막걸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다양한 막걸리를 접해보려는 손님들이 최근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스파클링막걸리의 비싼 가격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파클링 막걸리는 술집에서 일반 막걸리 가격의 3~4배 정도 되는 2만 원대에 팔린다. 마트에서 구매를 해도 1~2만 원 중반대라 다소 비싸다. 이수빈(21) 씨는 “학생 신분으로 마시기엔 비싸 특별한 날에만 마신다. 가격을 조금 낮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스파클링 막걸리를 찾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