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외롭다...대한민국 고독지수 78점

개인주의의 심화, 계층 간 대립, 경제 불황 등이 원인...국가 차원의 대응책 필요 / 김민성 기자

2018-04-03     취재기자 김민성

대한민국의 고독지수가 100점 중 78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임상심리학회가 소속 심리학자 317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고독지수'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온 진단이다. 

지난 2일 발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심리학자들에게 대한민국의 고독한 정도를 점수로 매기게 했더니 78점(100점 만점)이 나왔다. 심리학자들은 '고독이 정신적, 사회적 문제와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평균 83점을 매겼다. 고독감이 사회적 문제로도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한국인 개개인의 고독감에 시달리는 원인으로는 개인주의 심화(62.1%)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사회계층 간 대립심화(54.6%), 장기화된 경제불황(48.3%), 사회적 가치관의 혼란(45.4%),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김소형(27) 씨는 최근 취업 준비 탓에 대인관계가 뜸해져 정신적, 사회적으로 지쳐 고독감에 시달리고 있다. 김 씨는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고 인간관계의 기회도 점점 줄어, 매일 혼자 지내는 탓에 외로움이 커졌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의 라움정신건강의학과 담당자는 고독감이 우울증, 일 중독, 혐오범죄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울, 불안 같은 부정적 정서를 적절하게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고독감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 해결 방안으로 국가정책적 대응(61.8%)과  봉사활동 등 사회성 프로그램 참여(55.5%)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조선미 한국임상심리학회 부회장은 "고독감을 줄이려면 국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개인의 이타주의 실천이 더해져 사회적 연대가 형성된다면 대한민국이 고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에 극심한 고독감과 우울증도 겪었던 조우현(22) 씨는 '무기력'이 고독을 불러오기 쉽다고 지적한다. 조 씨는 "인간관계에 지쳤던 시기에 무기력이 더해져 우울증이 심해진 적이 있었다"며 "어머니의 권유로 관심도 없었던 미술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무기력과 고독감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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