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에 몰리는 연예인들...고정된 포맷 벗어나 개성과 끼 발산
일반인 전유물 벗어나 연예인 콘텐츠 생산 급증...팬들이 돈 후원하자 “돈벌이 수단 변질될까” 우려도 / 안소희 기자
기획사와 방송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터넷 방송에 나서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팬들과 직접 소통한다. 일부 팬들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직접 돈을 주는 방식으로 이들의 방송을 응원한다.
최근, 아이돌그룹 엠블랙 멤버인 지오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고 열흘 만에 3000만 원을 벌어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개그맨 김기수와 강유미, 아이돌 에프엑스의 루나와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등도 인터넷 방송에 등장했다.
그동안 인터넷 방송은 일반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연예인들도 각 개인 방송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연예인의 개인 방송을 자주 본다는 제정은(21, 부산 금정구) 씨는 “TV로만 보던 연예인이 인터넷 방송을 하는 걸 보고 조금은 낯설었지만 기존 TV 방송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줘서 호감이 갔다”며 “특히 댓글로 연예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개인 채널을 직접 운영하는 김세현(21, 부산 연제구) 씨는 인터넷 방송을 하는 연예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인터넷 방송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업로드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누구든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방송을 할 자유가 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편견을 보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사용자 분석 사이트인 와이즈 앱의 분석에서도 나타난다. 이 앱이 발표한 2017년 11월 세대별 어플리케이션 사용 순위 분석 결과에 따르면, 10대와 20대에서 사용률이 가장 높은 앱은 유튜브로 나타났다. 또 올 3월의 유튜브 사용률은 꾸준히 늘어 무려 297억 분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도 2월 79억 분의 약 3배에 해당한다.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은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층의 인기를 얻기 위해 연예인들도 인터넷 방송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예인들이 인터넷 방송을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박윤조(28, 부산 남구) 씨는 “요즘 인터넷 방송에서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보고 연예인들도 몰리는 것 같다”며 “인터넷 방송이 소통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예인들이 많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팬들과의 소통이나 자신만의 색깔을 띠는 콘텐츠를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일형 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연예인들이 인터넷 방송에 참여하는 이유로 ‘자유로움’을 들었다. 정 교수는 “일반 방송은 포맷도 고정적이고 출연자들도 인기스타들 뿐”이라며 “반면 인터넷 방송은 진행자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고, 방송의 내용과 형식을 직접 결정해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인터넷 방송의 경우 단번에 큰 수익을 내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빠르게 바뀌는 시청자들의 취향에도 적응해야 하는 등 단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친근한 이미지 형성과 콘텐츠의 무궁무진한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예인들이 인터넷 방송에 도전할 것이라고 정 교수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