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경기도 돈 주고 봐야 하나" 스포츠 채널 장삿속에 눈총
외국선 경기당 시청료 부과하지만 국내선 무조건 월정액 가입..."특정사 중계독점 막아야" / 김민성 기자
지난 2017 동아시안컵을 독점 중계했던 SPOTV를 향한 시청자들의 시선이 따갑다. 축구 국가대표팀 중계를 유료 서비스로 시청해야 했기 때문이다. 설사 한 경기를 보려해도 월 정기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겐 더 부담이 된다. 독점 중계사가 수익을 위해서 유료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은 외국의 경우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지금까지 무료로 중계를 즐겨왔던 국내 스포츠팬들에게는 이 같은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전에는 다른 중계사에서 무료로 볼 수 있었던 종합격투기 UFC 경기도 이제는 'SPOTV ON' 이라는 유료서비스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 김문석(22, 경남 양산시) 씨는 축구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도 중계가 유료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김 씨는 "작년 동아시안컵 뿐만아니라 종합격투기 스포츠 중계도 이젠 월 정기 이용권을 구매해야 시청할 수 있다"며 "무료로 보던 경기를 새삼 돈 주고 봐야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고 중계사에 돈을 뺏기는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외국에서는 국내와 달리 유료 중계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다. 미국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홍리나(22) 씨는 스포츠 경기를 볼 때 PPV(Pay-Per-View, 경기당 과금)라는 유료 서비스를 통해 경기에 따라 결제를 한다. 국내의 유료 서비스에 대해, 홍 씨는 "한 경기를 보기 위해서 월 정기 이용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국외에서는 보고싶은 경기만 따로 결제하는 방식이 체계화돼 있어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SPOTV는 몇 편의 경기를 시청하든 한 달 동안 일정 금액을 책정한 유료 서비스 제도를 시생하고 있다. 시청료는 스탠더드 1만 5200원, 옵션으로 '축구 PLUS'를 더할 경우 월 1만 6390원을 부담해야 한다.
백찬규(27, 부산시 남구) 씨는 1년에 많아야 2~3번 하는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엘클라시코'를 보기 위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중계권을 독점한 SPOTV에 한 달 정액 시청권을 구매했다. 백 씨는 "두 세 경기 보겠다고 매 달 돈을 쓴다"며 "독점 중계사가 경기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돈을 밝히는 것 같아 보기 안 좋다"고 말했다.
스포츠 중계가 유료 서비스화되면서 국내 중계가 아닌 다른 방법의 경기 시청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민재(22, 경남 양산시) 씨는 심지어 해외 중계를 유투브 스트리밍으로 생중계하는 방법도 많이 성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돈을 주고 봐야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해외 중계를 실시간으로 방송한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있어 방송이 강제 종료되거나, 화질이 나쁜데다 화면 끊김 현상으로 인해 시청이 불편한 상황이 대부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정재우(22, 경남 양산시) 씨는 "방송사 입장에서 돈이나 수익을 앞세우는 것을 한편으론 이해하지만 한 회사가 스포츠 중계를 독점해서 유료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시청자와 스포츠팬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들어 SPOTV를 칭하는 별명도 있다. '돈독티비', '트롤티비' 등 SPOTV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아직 유료 중계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팬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해서 경기당 유료 서비스 방식이라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