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노(嫌老)에 물든 대한민국, 젊은층 노인 비하 해도 너무하다

노인충, 틀딱충, 연금충 등 갈수록 거칠어지는 비하어...전문가 “세대간 갈등 완화하려면 다양성과 차이 인정해야” / 조윤화 기자

2018-05-11     취재기자 조윤화

노인을 바라보는 젊은 층들의 시선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노인 비하 용어는 갈수록 더 자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전부터 많이 쓰이던 ‘꼰대’는 그나마 양호한 축에 속한다. 노령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을 깎아내리는 용어 ‘연금충’, 틀니를 딱딱거리는 노인을 뜻하는 ‘틀딱충’, 아예 노인이란 단어 뒤에 벌레충(蟲)자를 붙여 ‘노인충’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검색창에 ‘노인’만 검색해도 노인을 폄하하는 내용의 게시글들은 넘쳐난다. 백세 시대로 접어든 한국에서 노인이 되긴 쉽지만, 노인으로 살아가긴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4월 경주의 한 피자가게 아르바이트생이 할아버지 고객에게 건넨 영수증에 "말귀 못 알아처먹는 할배 진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학 3학년생 김모(22, 부산시 연제구) 씨는 노인 혐오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른 것에 대해 무조건 젊은층 탓만 할 순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당장 뉴스만 봐도 태극기 들고 다니며 함부로 때리고 부수고 과격하게 시위하는 집단 속에 젊은 사람 본 적 있냐”며 “뉴스에서 태극기 집회 나오는 장면 볼 때마다 나는 저렇게 안 늙어야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도시철도를 이용할 때 노인에 대한 짜증이 불쑥 치민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어깨를 치고 지나가면서 새치기하는 사람이 누군가 싶어 뒤를 돌아보면 열에 여덟은 할머니, 할아버지였다”며 “줄 서 있는 것 뻔히 보이는데도 당당하게 새치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조희윤(19, 부산시 금정구) 양은 지난달 시험을 치르고 모처럼 일찍 하교한 날, 지하철역에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조 양은 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으로 기분 좋게 학교 근처에서 산 솜사탕을 먹고 있었다. 그때 일면식도 모르는 할아버지가 조 양 곁을 지나치면서 솜사탕을 향해 손을 뻗어 자연스럽게 뜯어 가져갔다. 조 씨는 “전혀 모르는 할아버지가 아무 말도 없이 솜사탕을 가져가길래 너무 황당해서 몸이 굳었다”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저번에는 야자까지 다하고 너무 피곤해서 카페에서 딸기 스무디를 사 먹었는데 지하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모르는 할머니가 ‘이거 얼마 주고 사 먹었냐’, ‘학생이 비싼 돈 주고 먹을 돈이 어딨느냐’며 나무라시더라”며 “이런 일들을 한두 번 겪고 나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오지랖 넓고 뻔뻔하다는 안 좋은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노인에 대한 젊은 층의 혐오 어린 시선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조모(5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뉴스 댓글에서 틀딱충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길래 무슨 뜻인지 검색해 봤다가 경악했다. 조 씨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늙는데 노인이 무슨 큰 죄를 저지른 것마냥 조롱하는 게 말이 되냐”며 “요즘 뉴스 댓글들을 읽어보면 세상 참 말세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내 딸아이한테 틀딱충이니 그런 용어 쓰냐고 물어봤는데 절대 안 쓴다고 하더라”며 “노인 비하 용어를 쓰는 애들은 가정교육부터 잘못 받은 것 같다”고 혀를 찼다.

노인 사회를 바라보는 청년층들의 시선이 부정적인 것은 통계로도 증명이 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전국의 노인(65세 이상) 1000명과 청·장년(19~64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여 ‘노인 인권 종합보고서’를 만들었다. 조사 결과, 청년(19~39세) 응답자 중 80.9%가 ‘우리 사회가 노인에 부정적 편견이 있고, 이 때문에 노인 인권이 침해된다’고 답했다.

청년들이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된 주된 원인은 일자리·복지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증가 때문에 청년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는 문항에 청년 응답자의 56.6%가 동의했다.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답한 청년응답자는 77.1%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노인 혐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세대 간의 차이를 좁혀 갈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청소년학회의 이창호 연구위원은 ‘세대 간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 보고서에서 “세대 차는 세대 간 경험의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면서 세대 간 계승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해 경험, 사고방식, 선호행동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라며 “세대 간의 차이는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기 때문에 서로가 가진 가치관이나 의사소통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조화할 수 있는 개방적 태도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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