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 광고 속지마세요” 엉터리 가격비교 홈쇼핑 3사에 과징금 처분
소비자 "벌금이 약해 문제 해결 불가능"...방송중지 요구하기도 / 신예진 기자
2019-05-15 취재기자 신예진
홈쇼핑의 제품 설명을 맹신하지 말고 구매 전 가격, 제품 사양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홈쇼핑의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해 방통위의 엄격한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상정된 총 14개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심의·의결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먼저 김치냉장고를 백화점보다 저렴하게 파는 것처럼 속인 3곳의 홈쇼핑이 적발됐다. 현대홈쇼핑, GS SHOP, NS홈쇼핑이 그 대상이다. 이들은 ’삼성 김치플러스 시리즈‘(M9500) 중 가장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출고가인 399만 원에 그대로 판매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고가모델 599만 원의 가격과 비교했다. 당연히 소비자들을 속이기 위해 모델명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방송횟수와 매출액이 많아 과징금 2000만 원, GS SHOP·NS홈쇼핑은 각각 과징금 1000만 원을 물게 됐다.
데이터홈쇼핑 사업자인 신세계 쇼핑은 등록·신고하지 않은 야영장·펜션 이용권을 판매했다. 방송을 통해 무등록 무신고 숙박업소 이용권을 판매한 것은 심의 규정 위반을 넘어 관광 진흥법 등의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분류된다.
신세계 쇼핑이 판매한 일부 숙소는 추가요금을 지불해야만 숙박이 가능했다. 그러나 신세계 쇼핑은 시청자에게 해당 사실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방심위는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기간 및 횟수 등을 고려하여 과징금 액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다이어트 제품, 화장품 등의 품질․효능을 과장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레몬밤‘을 원료로 한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5개 상품판매방송사(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GS SHOP)는 방심위의 ’경고‘를 받았다. 이들은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인체적용 시험결과를 인용해 마치 모든 사람이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처럼 일반화했다.
GS SHOP은 또 상표권 사용계약만 맺은 사가폭스 모피제품을 본사제작 제품인 것처럼 소개했다. 사가폭스는 핀란드 헬싱키에 본부를 둔 모피 생산자 단체다. 이들은 제품 일부분에만 사용된 사가폭스 모피를 제품 전체에 사용된 것처럼 오인하도록 방송했다. 그러나 방심위는 법정제재인 ’경고‘를 결정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100% 환불을 해주는 등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상품을 소개하는 쇼핑 호스트의 과장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홈쇼핑 애용자 A 씨는 “얼마 전 수입 유기농 생리대를 대량으로 팔면서 시중가보다는 훨씬 싸다고 수차례 강조해서 8만 원 정도를 주고 구매했다”며 “알고 보니 시중가는 8만 2000원 정도 하더라”라고 혀를 찼다.
온라인에서는 방심위의 제재가 약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벌어들인 수익을 봤을 때 벌금을 내도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지적한다. 상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방송사에 대해서는 방송중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주부 김모(53, 경남 창원시) 씨는 “과징금은 회사 매출을 대비해서 매겨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며 “방통위의 이 정도 벌금으로는 홈쇼핑의 허위, 과장광고를 뿌리 뽑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