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지능 범죄', 인터넷 중고물품 판매 사기 기승 / 장윤진

[제2부] 중고등학생의 문화와 비행의 실태

2018-05-24     장윤진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인터넷 중고물품을 매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중고물품 매매 사이트를 이용한 범죄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일부 문제의 10대들이 손쉽게 돈 버는 수단으로 이런 인터넷 중고물품 판매 사기를 저지른다는 점이다.
최근 한 방송사의 <안녕하세요> 프로그램 중에 10대 아들 때문에 고민이 많은 엄마가 출연했다. 그 엄마는 아들에게 옷을 사주면 그 아들은 새 옷을 잽싸게 중고장터에 내다 판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들이 구매 희망자에게 옷을 보내지 않고 돈만 챙기는 사기를 저질러서 경찰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방송에 나올 정도로 인터넷 물품 판매를 이용한 사기 범죄가 청소년들 사이에 성행하고 있다. 대개 유흥비나 가출 등으로 생활비가 필요한 청소년 사이에서 인터넷 중고장터 등을 이용한 돈 버는 방법이 공유되면서 점차 퍼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친구나 후배의 물건을 잠시 빌려달라고 하거나 몰래 탈취해서 인터넷 중고장터 사이트에 판매를 시도한다. 누군가가 구매 의사를 보내오면 주문 받은 물건 대신 종이뭉치 등 다른 물건을 보내거나 아예 물건을 안 보내고 돈만 챙기는 사기 행각을 저지른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2013년 부산에서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 것처럼 속여 돈을 받아 챙긴 사기 혐의로 10대 5명이 경찰에 붙잡혀서 그 중 2명이 구속되고 3명이 불구속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한 인터넷 중고물품 매매 사이트에서 스마트폰과 문화상품권 등을 싸게 팔 것처럼 속여 60여 명으로부터 1200만 원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 중학교 동창들인 이들은 가출한 상태로 모텔 등지에서 합숙하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러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한다. 2016년 부산에서는 인터넷 중고장터에 물품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올려 물품 대금을 가로 챈 청소년 2명이 경찰에 잡혔다. 그 중 A 군은 인터넷에 물건을 올리고 구매 희망자와 연락하는 역할을 맡았고, B 군은 피해 금액을 인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PC방에서 인터넷 중고 카페에 아동서적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놓고 구매 의사를 연락해온 사람들에게 돈을 송금하면 책을 보내주겠다고 거짓말을 해서 12회에 걸쳐 386만 원을 송금 받았다. 물론 그들은 보낼 물건도 없었고, 보낼 의사도 없었다. 결국, 사기 피해자들의 신고로 경찰에 잡힌 이들은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A 군은 형사재판으로 넘겨져 징역 1년 단기 8월의 선고를 받았고, B 군은 소년법정에서 집행유예로 보호처분을 받았다. 과거 인터넷 사기로 한 번 법적 처벌을 받았던 A 군은 상담 과정에서 요즘 가출했거나 거리를 방황하는 10대들 사이에서는 스스로 알바 등을 해서 유흥비나 생활비를 벌 생각보다는 인터넷 물품 판매 사기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의식이 퍼져 있다고 증언했다. A 군은 그래서 인터넷 물품 판매 사기는 앞으로도 거리의 청소년들이 쉽게 돈 버는 방법으로 자주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또래 친구들의 현실 상황을 실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