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 감상하러 해월정에 갔다가 소나무 숲만..."
해운대 명소 달맞이 고개, 송림 숲으로 뒤덮여 경관 훼손
2015-10-17 취재기자 이진우
달맞이 고개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 사이의 와우산 중턱에 있는 전국적인 관광명소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저 멀리 동해 바다 수평선 위로 달이 뜨는 장면을 바라보게 되면 시가 절로 나오는 감동을 느낀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의 '월출'은 대한팔경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요즘 일부 관광객들의 불만이 적지 않게 터져 나온다. 조망이 좋은 달맞이 동산이 무성하게 자란 소나무로 온통 뒤덮여 있어 바다 조망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윤성목(24, 제주시 연동) 씨는 보름달이 뜬 한가위에 달맞이 고개를 찾았는데 실망감을 가득안고 돌아갔다. 윤 씨는 “볼거리가 많다고 해서 왔는데 카페밖에 없고 바다는 소나무에 가려 볼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달맞이 고개에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두 곳 있는데, 달맞이 고개 아래쪽부터 걸으면서 바다를 볼 수 있는 산책로 문텐로드와 달맞이동산에서 전체적인 전망을 볼 수 있는 정자인 해월정이 있다.
해월정을 둘러싼 소나무도 무성하게 자라서 경관을 해치고 있다. 소나무들은 해월정보다 더 높이 자라나서 정자 2층에 올라가도 바다 방향의 시야를 가리고 있다. 대학생 김근수(23, 부산시 반여동) 씨는 예전에는 해월정이라는 2층 높이의 정자에 올라가 바다 경관을 보곤 했다. 김 씨는 “지금은 소나무들이 시야를 가리고 있기 때문에 나무 이외의 볼거리가 전혀 없다”며 “아무것도 안보여 실망스러워 나무를 좀 자르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덧붙였다.
해월정 맞은편에는 3층 높이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이 건물들에는 각종 레스토랑, 갤러리, 카페들이 들어서 있다. 이 상업시설들에 들어서면 바다경관이 한눈에 보인다. 하지만 레스토랑의 음식가격은 평균 2만 원 정도고, 카페는 커피 한 잔에 6000원 정도다. 직장인 이혜진(3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달맞이고개를 찾을 때 꼭 카페를 찾는다. 이 씨는 “바다를 보고 싶을 때마다 카페를 이용하고 있지만, 경관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 이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같은 반응에, 해운대 구청 관계자는 “해월정 주변의 수목이 울창하여 바다 경관을 저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수목의 전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