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보이지 않아도 좋아, 억지 화장은 이제 그만" '탈 코르셋' 확산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 벗어나자' 운동...유튜브선 화장했다 지우는 여성 동영상 화제 / 김민성 기자
사회가 바라는 여성상을 거부하자는 구호를 내건 여성들의 '탈 코르셋'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탈 코르셋 운동은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사회적 억압을 벗어나자는 운동으로 ‘여성은 예뻐야 한다’는 잣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여성에게 바라는 ‘예쁨’을 ‘코르셋’으로 규정하고 그 잣대에서 탈피하자는 것이다.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이 운동이 번지고 있다.
지난 4일 메이크업 뷰티 유튜버 배리나 씨는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탈 코르셋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안경 쓴 배리나 씨는 화장을 하기 시작한다. 메이크업을 진행하는 동안 영상에는 "성형수술 좀 해라", "여자 피부가 그게 뭐냐", "화장 좀 하고 다녀라"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이 자막으로 지나간다.
메이크업을 마친 후에도 폭언은 계속된다. "화장하면 예뻐지겠냐", "남자들은 그런 화장 안 좋아해" 등 날카로운 말들이 올라온다. 그럼에도 그녀는 카메라를 향해 억지 미소를 지어본다.
그녀는 결국 화장을 지워나간다. 붙인 지 얼마 안 된 속눈썹, 꼼꼼히 발랐던 파운데이션을 모두 지우고 안경을 다시 쓴다. 이후 배리나 씨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영상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무표정이었던 그녀의 표정은 화장을 지운 후에야 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영상의 끝 부분에는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남의 시선 때문에 자신을 혹사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 존재가 특별합니다. 온전한 나 자신을 찾으세요”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배리나 씨는 영상 공지를 통해 여성들이 겪는 '외모 코르셋'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녀는 “원치 않아도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을 하고 약속이 있으면 한 두 시간 더 먼저 준비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영상을 찍기까지 많이 고민했지만 이 탈 코르셋 운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영상을 찍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배리나 씨는 이런 영상을 찍었음에도 자신은 탈 코르셋을 영원히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메이크업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라 이중적인 부분이 있다. 제가 탈 코르셋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메이크업은 저에게 억압이 아닌 취미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저와 다르게 사회 속 여성들은 예뻐야 한다는 억압을 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잣대에 맞추지 못하면 영상에서 본 것과 같이 비난받고 이어서 자신을 비하하게 된다.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분들도 많다”고 문제를 짚었다.
마지막으로 배리나 씨는 “내 삶에서 여태껏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하게 해왔던 모든 것을 안 해도 된다. 그게 탈코르셋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꾸밈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되는 날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탈 코르셋 운동에 거부감을 표하는 반응도 있었다. 영상 댓글에는 “남자들이 화장하라고 했냐”, “본인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면 관리해야지”, “화장을 했거나 안 했거나 솔직히 그렇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자기 관리는 자유” 등 영상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누리꾼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