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 스캔들'에 휘말린 이재명…경기지사 선거 변수 되나
[지방선거 D-5]김부선 "2007년부터 15개월 간 밀회"....이재명 "변호사·의뢰인 관계로 만난 게 전부" 결백 주장 / 정인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우 김부선 씨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이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이날 포털사이트 네이버에는 ‘이재명은 사퇴하라’는 문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여배우 김부선 씨와의 연인 관계나 사생활 문제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께 사죄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김부선 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이 후보가 직접 찍은 김부선 씨의 사진 등을 공개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해당 카카오톡은 김 씨가 지난 2014년 6월 이 후보에게 보낸 것으로, 김 씨는 “가짜 총각아, 2009년 5월 1일 기억하시나. 국민께 사과하시라. 그게 당신 살길이다”라고 썼다.
김 후보는 “문제로 보는 것은 불륜이란 대목이 전혀 아니다”라며 “이 후보가 전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하고 은폐하는 과정에서 여배우에 대해 인격살인을 하고 반성이 없다는 것,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내 편이란 이유로 집단적으로 침묵한 것(이 문제다)”이라고 이 후보의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시민일보는 지난해 3월경 통화로 추정되는 녹취록을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녹취 파일에는 김 씨가 통화 상대에게 이 후보와 교제한 사실을 알리는 내용이 담겼다. 김 씨는 녹취 파일에서 “이재명이랑 15개월을 외로우니까 만났다”며 “2007년 12월 말부터 2009년 5월까지 꽤 오랫동안 이 아파트에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언급된 아파트는 김 씨가 ‘난방열사’ 파동 당시 거주했던 서울시 성동구 옥수동 소재 아파트로 추정된다.
이어 “그 당시에 저는 일도 없었고, 빚이 1억 8000만 원 있었는데 이자 낼 돈도 없고 관리비도 못냈다”며 “난방비가 가장 많이 나왔을 때가 이재명이 겨울에 드나들었을 때”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이 후보와 만났다는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나한테 인간적 사과 한마디 없이 15개월을 정말 단돈 10원도 안들이고 즐겼으면서 자기를 두 차례나 보호해줬는데 허언증 환자라고 했다”며 “저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할 거 같지 않다는 공포가 왔다. 그게 이재명과 저와의 사실이다. 실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포털 네이버에는 ‘이재명은 사퇴하라’는 문구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했다. 이 후보를 반대하는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검색어 올리기’ 운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 후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는 ‘이재명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200건 넘게 등록되는 등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오늘의 유머는 반(反)이재명 성향이 강한 커뮤니티다.
이 후보 측은 강력 반발했다. 김 후보의 기자회견 뒤 김남준 대변인은 “구체적인 증거 없이 일각의 주장만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해서는 안 된다”며 “이미 여러 차례 변호사와 의뢰인 관계 이외에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밝혔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엄중 대응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 본인도 스캔들을 강력 부인하는 한편,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공방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오전에 국회에서 여배우 김부선 씨와 관련한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사실이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근거를 대는 게 합리적이다. 지난 토론회 때 보여드렸지만 어떤 사람이 누군가를 가해하는 장면도 부분만 보면 반대로 보일 수 있다”며 “저는 국민 여러분의 판단 수준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김 씨와는 양육비 상담과 관련해 집회현장 등에서 몇 차례 만난 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변호사와 의뢰인 관계로만 만났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당시 시간이 없어 사무장에게 그 일을 맡겼고, 김부선 씨가 성남까지 와서 상담하고 갔다. 그 후 사무장에게 보고 받았더니 이미 양육비를 받은 상태였다. 그래서 그 일을 못 하게 됐고 그게 전부”라며 “선거 끝난 후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