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고 인증샷 찍으세요”...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8.77%

[지방선거 D-4]가수 비, 개그맨 지석진, 배우 손현주 등 인증샷 SNS 올려...문재인 대통령도 / 신예진 기자

2018-06-09     취재기자 신예진

8일 오전 6시부터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됐다. 지난 대선 당시 화제가 됐던 SNS 투표 인증샷 바람이 이번에는 사전투표 첫날부터 불어 닥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도 이날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인증샷을 남겼다.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 인증샷에 앞서 ‘인증샷 허용 범위’에 대해 궁금증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최종 투표율이 8.77%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유권자 4290만 7715명 가운데 이날 하루 376만 2449명이 투표를 끝냈다. 이같은 투표율은 첫날 기준으로 2014년  지방선거(4.75%)와 2016년 20대 총선(5.45%) 때보다 높았다. 다만 지난해 5월 치러진 19대 대선 사전투표율(11.70%)에는 못 미쳤다.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이 15.87%(25만 364명)으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북(13.50%, 20만 6277명), 경북(11.75%, 26만 4542명), 강원(10.74%, 13만 9199명), 경남(10.71%, 29만 694명), 제주(10.66%· 5만 6743명), 광주(10.39%, 12만 1769명)에서 투표율이 10%를 넘었다.

여야 간 최대 승부처인 서울(7.82%, 65만 5205명), 인천(7.31%, 17만 8367명), 경기(7.03%, 74만 951명) 등 수도권과 부산(7.50%, 22만 469명)은 7%대 투표율을 보였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6.89%, 14만 988명)였다.

한편, 사전투표에서 인증샷 열풍에 불을 지피는 이들은 단연 연예인들이다. 가수 비, 개그맨 지석진, 배우 손현주 등이 이날 사전투표 인증샷을 각자의 SNS에 게시했다. 비는 이날 이태원 제2동 사전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투표합시다"라는 투표 독려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 인증샷도 이날 SNS를 뒤덮었다. 투표 인증샷이 선거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증샷 종류도 다양하다. 투표 도장을 자신의 손등에 찍고 이를 사진으로 남기거나, 투표소 앞에서 ‘들렀다가 간다’는 식의 셀카를 찍는다. 투표 확인증을 올리며 인증을 대신하기도 한다.

투표 인증샷 열기에 발맞춰 포털 다음(Daum)은 유권자들이 각자 인증샷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사전 투표기간을 맞아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지방선거 특집 페이지의 ‘인증샷’ 코너가 그것이다. 8일 오후 6시 30분 기준 3055건의 투표 인증 사진이 다음을 통해 게시됐다.

일각에서는 투표 인증 사진 적법 범위에 궁금증을 가졌다. 좋은 의미로 올린 사진이 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기 때문. 다행히 지난해 1월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유권자들의 인증샷 범위를 넓혔다. 과거에는 엄지를 들거나 브이(V)자를 그리는 등 특정 후보의 기호가 연상되는 인증샷을 찍는 것이 불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지지 후보 기호를 손가락으로 표시한 채 인증샷을 찍는 행위가 가능하다.

특정 후보자의 선거 벽보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진과 함께 투표 참여 권유 문구를 함께 적어 게시할 수도 있다. 선관위에서는 투표 인증샷 촬영 장소로 투표소 입구 등에 설치된 포토존, 투표소 표지판 등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기표소 내의 촬영은 전면 금지하고 있다. 투표지 촬영도 안 된다. 불법적으로 표를 사고 파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만약 적발될 경우, 공직선거법 제166조의 2(투표지 등의 촬영행위 금지)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또, 투표용지를 집으로 가져가는 등 외부로 유출하는 행위, 투표용지를 찢는 행위 등도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 역시 이날 사전투표 인증샷을 남겼다. 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이들은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삼청동 사전투표소’라는 알림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다. 남색 양복에 회색 넥타이를 한 문 대통령과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김정숙 여사는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었다. 이후 기표소로 들어가 투표를 마치고,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함께 투표함에 투표지를 넣었다. 현직 대통령의 첫 사전투표 참여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사전투표에 대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도 문 대통령과 함께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투표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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