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민주당 돌풍에 무릎 꿇은 한국당

민주당, 부울경 민심 빼앗아 정치지형 역전...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퇴에 관심 / 신예진 기자

2018-06-14     취재기자 신예진

더불어민주당이 제7회 6.13 지방선거로 23년 만에 기존의 정치판을 엎었다. 한국당은 속수무책으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4일 새벽 1시 30분 기준, 더불어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을 거머쥐었다. 수도권 3곳 싹쓸이는 물론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2곳, 무소속은 1곳에서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민주당은 12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재보궐 선거에서도 무려 11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선거에서 전국 유권자들의 눈길이 쏠린 곳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이다. 한때 대구와 경북을 비롯해 자유한국당의 앞마당으로 꼽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울경 세 지역을 모두 쓸어담았다. 부울경에선 '묻지마 2번, 묻지마 빨간색'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날 초접전을 이어간 곳은 경남이었다. 경남지사 자리를 두고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김태호 한국당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14일 새벽 1시가 넘어가면서 김경수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양측의 희미는 엇갈렸다. 14일 새벽 2시 20분 기준, 김경수 후보는 50.8%로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경수 후보의 승리는 민주당에 승리 이상의 의미를 안겨주었다. 김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타이틀로 이번 선거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만에 하나 그가 패배할 경우 문 대통령에 대한 경남도민의 지지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국면이었다. 더구나 전임 경남도지사는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홍준표 한국당 대표다. 이런 상황에서 일궈낸 김경수 후보의 승리는 야당의 ‘드루킹 의혹’ 공세를 차단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도 놓치지 않았다. 서울·경기·인천 세 곳 모두 파란 깃발이 세워졌다. 한국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수도권을 모두 내준 적은 없었다. 출구조사에서 예견된 것처럼 14일 새벽 2시 15분 기준, 서울에선 박원순 후보(54.4%)가, 경기에서는 이재명 후보(55.4%), 인천은 박남춘 후보(57.4%)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집권 여당의 압승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져 현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선거에서 민심이 집권여당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패배의 쓰나미가 덮친 한국당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개표 초반 일찍이 홍준표 대표 사퇴까지 거론됐다. 앞서 한국당은 6명 이상의 후보 당선을 점쳤지만 곳곳에서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선거전 한국당의 광역단체장 수는 총 7명이었다. 더 늘리지는 못해도 더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두 곳만 지키는데 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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