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팔아요” 월드컵 특수에 매출 급증...'치킨 대란'까지
18일 한국전에선 매출 60~100% 이상 상승...품절·배달 지연에 치킨 가게 '아우성'/ 신예진 기자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치킨 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특히 한국 대표팀 첫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에는 가게 곳곳에서 품절 사태(?)까지 일어났다. 매출 급상승은 당연지사. 온라인선 ‘치킨 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표 야식 치킨이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국 대표팀과 스웨덴의 경기가 열렸던 지난 18일, 치킨 업계의 매출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주 대비 매출 상승 11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드컵 개막 후 지난 15~17일 매출도 평소보다 약 50% 매출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배달료’ 논란에 몸살을 앓았던 교촌치킨도 이날 활짝 웃었다. 교촌치킨은 월드컵 준비를 단단히 해왔다. 전 매장에서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전시권(PV권)을 구매했다. 이는 공공장소에서 월드컵을 상업적으로 방영할 수 있는 권리다. 그 덕에 이날 교촌치킨 전국 매장의 매출이 평균 60%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통상 월요일은 주문량이 평소 대비 줄어든다. 그러나 국가 대표팀의 월드컵 첫 경기이자 야식 먹기에 부담이 없는 저녁 9시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bhc 치킨은 매출이 전주 대비 80%,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90%가량 증가했다. 굽네치킨의 매출도 지난주보다 60% 증가했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 폭발적인 수요에 각 매장이 우왕좌왕했을 정도.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형우 씨는 “6시부터 갑자기 포장 손님들이 찾아들고 배달 전화가 밀려들어 정신이 없었다”며 “9시부터는 아예 배달 전화를 받질 않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 씨는 “두 번 남은 대표팀 경기에는 일일 알바를 쓰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치킨집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배달 인원이 부족한 탓에 배달 지연도 발생했다. 직장인 김모(26, 부산시 진구) 씨는 7시에 주문한 치킨을 10시에 받았다. 김 씨는 “3시간 동안 치킨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며 “너무 배달이 안 와서 전화하니까 치킨은 튀겨졌는데 배달이 밀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씨는 “그래도 경기가 끝나기 전에 치킨을 먹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기다림에 지친 ‘치킨 포기자’도 생겨났다. 직장인 이모(28, 경남 창원시) 씨는 “8시쯤 집 근처 치킨 집 12곳에 전화를 했지만 결국 치킨을 먹지 못했다”며 “거의 치킨 대란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표팀 다음 경기에는 반드시 치킨과 맥주를 사수해 승자의 여유를 느끼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온라인에서는 치킨 구매에 실패한 사람들의 아쉽다는 반응이 빗발쳤다. 네티즌 A 씨는 이날 “아들은 옆에서 치킨, 치킨하고 노래를 부르는데 가게들은 전화도 안 받고, 이웃집은 2시간 동안 치킨 기다리는 중이란다”며 “다음 경기에는 미리 준비하는 거로 하고 오늘은 쿨하게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발 빠른 주문으로 치킨을 얻은 이들의 인증샷도 덩달아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사진과 함께 “축구 보려고 퇴근하자마자 치킨을 주문했더니 경기 시작 전 세이브했다”, “역시 축구에는 치킨! 1시간 30분 대기는 껌이죠”, “치킨으로 난리던데 우리 집은 닭다리 뜯고 있다” 등의 글들을 올렸다.
한편, 치킨 업계는 남은 경기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BBQ 윤경주 대표는 "이번 월드컵은 대부분 경기가 매장 운영시간에 치러지는 만큼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8년 만에 치킨 업계가 월드컵 특수를 누리게 됐다"며 "월드컵 기간 내 패밀리의 매장 운영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