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뜬 유튜브 장난감 광고 보고 "사달라" 조르는 아이에 부모들 난감
‘장난감 리뷰’ 영상 자동재생 기능으로 반복 재생..."애들에게 휴대전화 넘겨 주기 겁난다" / 이준학 기자
이승희(36, 경남 양산시) 씨는 7세 아들에게 스마트폰을 넘겨줄 때마다 불안하다. 아이가 유튜브 영상을 보고난 뒤, 새로 출시된 장난감을 사달라며 조를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소유욕이 강한 아이들은 설득이 정말 쉽지 않다”며 “가정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장난감 영상은 부모들에게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미취학 아동들이 부모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면서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튜브의 장난감 리뷰채널과 영상이 흔해지면서 자녀들이 수시로 장난감을 요구하기 때문. 어떠한 영상을 보더라도 다음 재생 목록에는 장난감 리뷰영상이 자동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이를 통제하기도 곤란하다. 한 종류의 장난감 열풍이 끝나더라도 또 다른 종류의 장난감이 새로이 등장하는 등 이 같은 문제는 쉽게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터닝메카드’의 후속작인 ‘공룡메카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본편 영상과 클립 등을 업로드 한다. 역시 부모가 자동 재생기능을 꺼두지 않으면 다음 영상으로 타 채널의 장난감 리뷰가 재생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해당 영상을 자연히 접하게 되고 부모에게 사달라고 조르는 것. 구독자수가 15만 명에 달하는 한 채널의 경우 장난감 영상을 업로드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 11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만화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캐릭터가 새로 등장하면 신제품도 함께 출시되는데, 인기 유튜브 채널 역시 그에 맞춰 제품 리뷰 영상을 업로드한다. 그러면 부모들은 아이들의 반복되는 성화에 또 한 번 고민이 깊어진다.
이러한 상황에 미취학 형제를 둔 최민경(35, 부산시 사상구) 씨는 모자 간의 규칙을 만들어 대처했다. 아이들의 생일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에만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다. 최 씨는 “특별한 날에 장난감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반복해서 상기시키면 그나마 떼쓰는 것을 멈춘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의)친구들이 대부분 갖고 있다며 심하게 조를 때는 마지못해 사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여자아이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난감 리뷰채널 ‘캐리TV’는 구독자수가 170만 이상이다. 이 같은 인기에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여 장난감을 출시해 영상 속에서 가지고 놀기도 한다. 6세 딸을 두고 있는 한 주부는 “아이가 캐리 채널의 리뷰영상을 보고나면 마트에서 장난감코너를 피하기 위해 이동에 신경 쓴다”며 “장난감 구입을 거절하는 것도 부모로써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