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축구협회, '제2의 손흥민' 이강인 귀화 추진"에 네티즌 갑론을박

스페인 발렌시아 유소년팀 소속 '축구천재'....이강인 측 "귀화 검토한 적 없다" 입장 고수 / 송순민 기자

2019-07-03 취재기자 송순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지인 ‘수페르데포르테’는 7월 1일 스페인 축구협회가 한국 출신 '축구 천재'로 알려진 이강인의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기사를 써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강인 측은 귀화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네티즌 사이에서 갑론을박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001년에 태어난 이강인은 2007년 KBS 예능프로그램인 <날아라 슛돌이>에 나와 축구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7세 때 이미 축구 천재 소리를 들을 정도로 그는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 프로그램에서 유상철과 골대 맞추기 승부에서 이기는 등 일찍이 비범함을 보인 그는 여러 구단에 입단 테스트를 한 후 2011년에 스페인 프로팀인 발렌시아의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이강인은 이후 각종 대회에서 MVP로 선정되는 등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2017년에는 만 16세 나이로 국제청소년 축구대회인 ‘COTIF 2017’ U-20 부문에 출전해 팀의 준우승과 대회 MVP, 그리고 대회 베스트11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페르데포르테에 따르면, 스페인 왕립축구협회(RFEF)가 이강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이미 3년 전부터 귀화를 계속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 6월 30일이면 이강인이 스페인 시민권 취득조건인 거주기간 8년 및 표준어(카스티야) 말하기와 의무교육을 수료하기 때문. 이 매체는 이강인은 한국 국적 포기를 검토하지 않았지만 스페인 축구협회는 계속 귀화를 권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의 병역 문제를 언급했다. 이강인이 한국 국적으로 남을 경우 군 복무를 마쳐야 한다면서 축구 생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예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과 베로나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를 언급했다. 인천 태생 이강인의 이력을 소개한 이 매체는 이어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한 군 면제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가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을 응원한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국내 여권 보유자의 이중 국적 획득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 한국인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해외에서 활동하려면 해당국의 영주권을 획득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스페인의 경우 영주권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1, 2, 5년 단위의 거주권 갱신만이 존재한다. 스페인 프로스포츠 선수의 경우, 8년 이후에는 시민권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중국적이 불가능한 대한민국 특성상 이강인이 스페인 시민권을 취득할지는 의문이다.

국내 네티즌들은 반반으로 갈라져 이강인의 귀화 논란에 논쟁을 벌이고 있다. 찬성 측은 병역문제뿐만 아니라 꿈을 펼치기 위해서라도 귀화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대 측은 병역 회피를 위해 국가를 버리는 행위라며 귀화에 반대하고 있다. 찬성 측의 ‘uuu’란 닉네임의 네티즌은 “군대에 가지 않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미 귀화할 이유는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말더듬’이란 닉네임의 네티즌은 “독일을 이겨도 선수에게 달걀을 던지는 나라인데 귀화해도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대 측의 ‘광해군’이란 닉네임의 네티즌은 “귀화하면 평생 입국 못 한다”고 말했다. ‘rhdr****’의 닉네임의 네티즌은 “조국을 버리는 것은 부모를 버리는 행위다. 대한민국을 위해 뛰어야 한다”며 귀화를 반대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귀화한 유명인들의 예를 들면서 한국의 텃세와 부조리 등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의 선택이 무엇이든 선택을 존중하며 행복하길 빌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2018년 대한민국 U-19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은 툴롱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당시 대표팀은 12개 팀 중 11위에 그쳤지만, 이강인은 대회 베스트 플레이어 4위를 수상하고, 대회 베스트11에 선정됐다. 한편 이강인이 소속된 발렌시아 구단은 이강인과 재계약하며 바이아웃 1억 유로(약 1302억) 조항을 포함했다. 스페인에 있는 구단은 계약 시 의무조항으로 바이아웃을 포함해야 한다. 축구에서 바이아웃은 ‘선수가 소속 구단의 동의 없이 이적 가능한 금액을 계약 당시에 미리 정해놓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