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살던 주부들이 잘 나가는 마을기업 ‘아미맘스’ 만들었죠"

부산 아미동 '아미맘스', 쿠키 제작·목공예 등으로 수익 창출..."마을 변화 이끄는 원동력" / 임성택 기자

2019-07-10     취재기자 임성택

부산 서구 아미동 산복도로에는 특별한 건물이 있다. 기차처럼 길쭉한 생김새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기찻집’이라 불리는 건물이다. 6년 전 허름한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기차집은 아미동을 대표하는 마을기업인 ‘아미맘스’의 공간이 됐다. 아미맘스는 40, 50대 주부들이 모여 만든 마을기업으로 아기자기한 목공예품, 쿠키 등을 만들어 팔거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아미맘스는 12년 전 아미초등학교 학부모로 다른 학부모와 인연을 맺고 학습 도우미 봉사단으로 봉사활동을 해오던 모임이 기반이 돼 탄생했다는 게 대표 손정미 씨의 이야기. 그는 “모임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제가 젊었을 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으니 교육적인 부분을 맡겠다고 했다. 그러자 다른 어머니들도 자신의 능력으로 아이들을 위해 각각 분야를 맡겠다고 했고, 그렇게 아미동 어머니 학습 도우미 봉사단이 만들어졌다. 봉사단에서 아미맘스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아미동은 2012년 주민주도 마을종합재생 프로젝트인 ‘부산시 산복도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이와 함께 건물도 한 채 지었다. 당시 손 씨는 “봉사활동을 같이 하던 학부모들과 함께 저곳에 동네 카페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다행히 같이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건물 측과 동네 협동조합을 맺었다. 이 건물이 지금의 ‘기찻집 예술체험장’이 됐고, 이를 통해 아미맘스가 마을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아미맘스는 ‘기찻집 예술 체험장’을 개설해 카페, 체험장, 작업장 공간으로 바꿨다. 손 대표는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운영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시행착오를 겪게 되자 일부 회원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회원들에게 항상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도록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초창기 아미맘스 회원들은 팀을 나눠 바리스타 자격증, 제빵 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증을 따면서 능력을 키워나갔다. 지금은 전문 바리스타나 제빵사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손 대표는 “결혼 후 집안일만 하다가 이런 공부를 시작하면서 점점 활기를 되찾게 됐고, 이제는 당당해지고 얼굴이 밝게 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미맘스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겪었다. 그는 “아미맘스를 운영하면서 경제적인 이익이 생기자 욕심이 생긴 일부 회원들이 이기적으로 변했고, 그런 회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기가 힘들었다”며 “분위기에 동요되지 않게 계속해서 이끌어 가려고 서로를 다독이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마을기업인 아미맘스가 생겨나면서 점점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마을 주민들의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했다. 이제는 아미맘스는 아미동에 없어서는 안 될 마을기업이 됐다. 손정미 씨는 “아미맘스와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마을 행사를 만들고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앞으로 이러한 모습들을 자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2년간 아미맘스를 운영해 온 손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가 하나 있다. “지금처럼 우리가 추구했던 목표가 마을 사람들이 누구나 아미동에 오면 참여할 수 있고,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더 중요한 건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일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마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 갈 수 있는 기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