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드는 중국 관광객... 인프라 부족으로 '쩔쩔'

부산 요우커 100만 시대(1)... 면세점 엘리베이터 탈 때부터 아비규환

2014-12-02     취재기자 장윤혁
 124만 5777명. 이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조사한 9월 한 달 간 한국에 온 중국 관광객 수다. 올해 9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6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5만 1076명보다 15.4%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총 1217만 5550명의 요우커들이 방문한 지난해 기록을 가뿐하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관광하며 국내에서 쓸 돈이 1조 9053억 원으로 관광공사가 예상하는 가운데, 중국 관광객들은 관광명소보다는 쇼핑에만 집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부산은 쇼핑, 숙박, 음식 등 관광 인프라는 서울에 뒤지고, 자연경관과 볼거리는 제주도에 밀린다. 요우커들은 대체로 여행사의 단체 관광 상품을 통해 주로 한국으로 들어온다. 중국 현지 여행사들이 요우커를 모객하면, 이들과 연계된 한국의 파트너 여행사들(이를 업계에서는 전담여행사라 부름)이 한국 투어를 책임지는 방식으로 요우커의 한국 여행이 진행된다. 그런데 여행객들의 항공료, 숙박비, 식대, 관광지 입장료 등 여행경비는 치열한 경쟁 탓에 덤핑이 심하다. 국내 전담 여행사들은 중국 관광객들을 면세점과 각종 판매점으로 안내하고, 이들이 여기서 돈을 써야 국내 전담 여행사들이 생존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국내 하나여행사 직원은 “국내 여행사들은 서로 과도한 경쟁 끝에 중국 관광객들을 마이너스(손해)를 보는 하는 일이 있더라도 무조건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그 적자 금액은 당연히 쇼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에서 중국인 관광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후민홍(33, 서울시 영등포구) 씨는 “중국에 있는 여행사들은 노골적으로 한국 여행사들에게 저렴한 관광 상품을 요구해서, 10곳 중에 9곳의 국내 여행사들은 이런 덤핑 상품으로 요우커를 유치한 다음, 당연히 이들을 면세점이나 쇼핑몰로 이끈다”고 말했다.
이렇게 여행사가 알선한 루트로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은 한국의 관광명소보다 쇼핑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부산으로 관광 온 첸페이유(37) 씨는 “쇼핑을 하러 한국에 왔다. 솔직히 자연 경관이나 그 장대함은 중국 국내에서 많이 볼 수 있다”며 “부산에서는 관광보다는 쇼핑에 더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문화진흥과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를 위해 영도대교 투어, 부산 원도심 근대역사 골목투어, 을숙도 등 서부산권 자연환경 투어, 범어사와 통도사 등 사찰 문화체험 코스 등 을 새로운 관광 코스로 개발하여 외국에 알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전문 여행사 직원은 "부산은 요우커들이 시내의 면세점에 들를 때마다 주차, 엘리베이터 탑승에서부터 전쟁이 일어날 정도로 인프라가 열악하다"고 말했다.
또 부산의 유명 관광지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중국어 표지판, 메뉴판 등을 찾아보기 힘들어, 급증하고 있는 중국 개별 여행객 시장에 부산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부산관광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16점으로 무난한 수준이었으나, 개별 여행객 만족도는 3.58점으로 나타나 단체 관광객 만족도에 비해 낮았다. 중국에서 개별 여행으로 부산에 온 캐티웡(26) 씨는 “대체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다 친절한데, 언어가 소통이 안 돼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관광객 나나(29) 씨는 “3박 4일 부산 일정 중에서 해운대와 광안대교 빼고는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직원은 "개별 관광객들은 환전소가 적고 언어 소통이 불편하다는 의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별 여행객을 위한 관광 인프라 확충에도 신경을 써서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도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