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가마솥 더위에 먹거리 골목상권은 ‘찬바람'

씨앗호떡, 부산어묵 등 길거리 음식 찾는 사람들 크게 줄어 / 이준학 기자

2018-07-18     취재기자 이준학
일주일째 지속되는 ‘가마솥 더위’가 부산 주요 관광지의 골목상권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상인들의 한숨이 이어자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폭염에 부산 시민을 포함한 관광객들마저 한낮의 야외활동을 꺼리면서 유동인구가 일시적으로 줄었기 때문. 특히 따뜻한 축에 속하는 길거리 음식을 찾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어, 관련 상인들은 더 곤란한 눈치다. 부산시가 지난 4월 배포한 ‘2017 부산관광산업 동향분석’에 따르면, 남포동 BIFF광장 일원, 자갈치·국제시장 일대, 서면 일대는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평균 800만 명의 관광객 방문을 기록할 만큼 명실상부한 부산의 대표관광명소들이다. 이에 부산시는 쇼핑, 유흥뿐만 아니라 먹거리까지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이번 무더위로 인해 먹거리 업계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점심시간대를 시작으로 관광객이 점차 모여들었어야 할 18일 오후 2시, 남포동 BIFF광장을 방문한 사람들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부산을 대표하는 인기 주전부리인 씨앗호떡을 파는 노점에는 드문드문 손님이 이어졌다. 한 상인은 “웬만큼 더운 날에도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요 며칠간은 정말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사람 없고 더워도 자리는 지켜야지”

BIFF광장 인근의 국제시장 먹자골목 또한 상황은 비슷했다. 먹자골목의 대표음식 격인 떡볶이, 튀김, 어묵 등 분식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최근 낮 시간대 사람이 아예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뭘 먹더라도 시원한데 가서 먹지 여기서 먹으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그래도 해가 질 때쯤부터는 평소랑 비슷하게 음식이 팔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서면시장과 먹자골목에서도 대낮에 야외 먹거리를 찾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하루 동안의 더위가 한 풀 꺾이기 시작하는 오후 4시쯤 기자가 약 20분간 서면의 먹자골목을 관찰한 결과 이곳의 노점을 찾은 손님은 두 사람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렇게 상권이 움츠러든 상황에도 전략적인 영업을 펼치는 상인도 더러 있었다. 남포동 먹자골목의 한 모퉁이에서는 팥빙수와 아이스커피, 음료 등을 판매하는 노점들이 눈에 띄었다. 38년째 한 곳에서 영업해온 먹자골목 상인은 “여름이 되니 당연히 계절음식을 내놓는 것”이라며 “많은 종류의 음식이 준비된 건 아니지만 늘 일정한 만큼의 사람들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높은 기온에 자연스럽게 빙수로 향하는 방문객들의 시선을 놓치지 않으며 능숙한 호객행위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전국에 내려진 폭염주의보는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다음주 금요일(27일)까지 최고기온이 꾸준히 30도를 웃도는 등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는 중이다. 이에 골목상권 뿐만 아니라 온열환자 증가, 가축 폐사 등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