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인구는 왜 줄까?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박송화 씨 또한 취업 문제로 졸업 후 부산을 떠날 생각을 가자고 있다. 박 씨는 “아무래도 부산보다 서울이 일자리 기회도 많을 거고, 원하는 기업이나 회사도 서울에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제조업체 수가 2001년 9813개에서 2005년 9080개로 줄었고, 전체 종업원 수도 2001년 18만 3494명에서 2006년 16만 2760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면 미래에 부산에서 일할 신생아는 많이 태고 나고 있을까? 부산의 출생률은 전국 최하위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부산의 전체 인구 대비 신생아 출산율은 0.91명으로 전국의 1.13명이나 서울의 0.97명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출산율은 높은 고령화 지수로 연결되는 것은 자명하다. 고령화 지수란 0-14세에 해당하는 연소층 인구에 대한 65세 이상 노년층 인구의 비율을 뜻한다. 고령화 지수가 높을수록, 고령화가 진행된 사회를 의미한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08년 전국의 고령화 지수는 59.3이나, 부산의 고령화 지수는 69.2로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030년에는 전국의 고령화 지수는 213.8, 부산의 고령화 지수는 322.1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의 저 출산율이 지속될 경우, 부산은 전국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는 도시가 될 것이다.
부산이 고령화가 빨리 진행될 도시로 예측된 이유는 연령별 이주 통계 자료에서 잘 나타난다. 2008년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인구 유출 실태를 조사했을 때, 25-29세가 부산을 가장 많이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일하게 4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유입 현상을 보인 연령대는 80대 이상이었다. 2008년 1월 유입 현상을 보이던 5-9세, 10-14세, 40-44세 인구도 2008년 4월에는 모두 유출 초과 현상을 보였다. 젊은 사람들은 부산을 떠나고, 나이든 사람들은 부산에 남거나 부산으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부산 시민 김양자 씨는 부산이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 김 씨는 “길에 나가보거나 버스를 타면,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 드신 분들이 훨씬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아는 젊은이들 중에 서울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앞으로 부산에 젊은 사람이 없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지역일수록 생산 가능 인구수가 줄어들게 되어,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인구 감소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부산발전연구원에서 펴낸 ‘인구감소 및 고령화에 대응한 부산시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인구 감소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출산율이 낮아지고, 시민들은 위성도시로 전출하며, 기업이 떠나는 것을 제외하고도, 청소년층 인구가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의 한 고등학생은 주변에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친구들이 많으며 본인 또한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 학생은 좋은 대학은 서울에 다 있기 때문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까지도 모두 성적만 된다면 서울 소재 대학에 가는 것을 당연시한다고 말했다. 그 학생은 “서울에 있는 대학이 아니면 지방대라고 전부 무시하잖아요. 지방 4년제 대학에 갈 바에야 서울 2년제 대학에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꽤 많아요”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 거주 외국인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9092명이던 외국인의 수는 1998년, 2001년, 2004년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세를 보여, 2007년에는 외국인이 2만 7662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증가세가 부산시 전체 인구의 감소세를 멈출 정도는 아니다. 출산율은 낮고, 기업들은 부산을 빠져 나가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좋은 대학과 직장을 찾아 부산을 떠나고 있다. 그래서 부산의 젊은이들은 줄고 있고 노인들은 늘고 있다. 부산이 점차 늙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