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기만 해도 체온상승 '발열내의', 피부 트러블 주의보

열 에너지 발생시키는 화학섬유로 만들어..가려움증, 발진 등 일으켜

2015-02-04     취재기자 이정은
겨울철 난방비를 줄이려는 알뜰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발열내의’가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고 있다. 발열내의는 여러 의류매장이나 길거리 상점에서 ‘입기만 해도 체온상승’이라는 문구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발열내의는 다른 내의와 달리 아크릴과 레이온이라는 화학적 섬유가 더 많이 사용되어 만들어 지는데, 이들 특수 화학 섬유는 피부에서 방출되는 수증기와 땀을 흡수할 때 섬유조직이 팽창하면서 열에너지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이렇게 생긴 열에너지가 섬유 온도를 높이는 원리가 발열내의에 숨어 있다. 이런 과학적 원리에도 불구하고, 이들 발열내의가 피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혼자 자취를 하는 박우현(23, 부산시 금정구) 씨는 겨울 난방비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하다, TV를 통해 발열내의가 체감온도를 높여준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구매하게 됐다. 박 씨는 발열내의를 착용하고 며칠이 지나자 피부가 불그스름하게 달아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발열내의 착용 부위가 간지럽기 시작하면서, 나중에는 두드러기처럼 발진이 생긴 것이다. 박 씨가 발열내의를 벗은 뒤 병원으로 가서 약을 처방받고 나서야, 피부 가려움증과 발진이 진정됐다. 박 씨는 “상품의 태그를 뗀 상태라 환불이 쉽지 않았다. 약 봉투를 보여주고 난 뒤에야 매장에서 환불해주었다”고 말했다. 발열내의의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발진 부작용은 이상엽(49, 경남 창원시 의창구) 씨도 경험했다. 이 씨는 매장 측에서 이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사전고지를 왜 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 씨는 “옷에 주의사항이 적혀있었으면 상품을 구매하고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는 발열내의 판매매장 측에서도 인지하고 있었다. 한 판매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천연 섬유가 아닌 화학 섬유 옷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의 불만이 몇 건 접수됐다. 그 관계자는 “부작용에 관한 소비자의 불만 접수를 본사에 전하고 있다”며 “구매 고객의 일부가 겪는 부작용이라 모든 구매자에게 사전고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발열내의와 같은 의류를 포함한 모든 공산품은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따라 상품의 품질을 검사받아야 한다. 발열내의도 내의류에 분류되어 PH, 폼알데하이드, 알레르기성 염료 등에 대해 제품의 유해성을 검증받는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KC 마크도 받았다. 다만, 제품의 유해성 검사 항목 중 피부 알레르기 반응에 대해 검사항목은 없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최범진 씨는 시빅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피부에 직접 닿는 내의임에도 불구하고 옷감이 피부에 닿았을 때 생기는 부작용 및 알레르기에 관한 검사 항목은 제외되어 있다”고 말했다. 부산 서면의 피부과 김모 원장은 발열내의 피부 문제는 화학 섬유 자체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의 부작용일 수도 있고, 발열내의가 땀을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가려움증과 피부발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발열내의로 피부 문제가 생긴 사람은 즉시 발열내의 착용을 즉시 중단하고,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