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악몽 재현 조짐 ...일부지역 농가서 피프로닐 설폰 함유 계란 발견
정부, 전량 수거 유통차단 나서...."알고도 그랬다면 영구 퇴줄 마땅" 여론 / 신예진 기자
최근 세종·철원 등 농가에서 ‘피프로닐 설폰’이 함유된 달걀이 잇따라 발견돼 당국이 유통 차단 및 폐기에 나섰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시중 유통계란을 수거해 검사하던 중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피프로닐 설폰이 기준치를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계란 안전관리를 위해 산란계 농가 및 시중 유통계란에 대한 점검 및 조사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이번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은 ‘행복한 생생 햇달걀’이다. 생산농가 명은 '소정'이며 세종특별자치시서 출하됐다. 난각 표시는 VVLRH4다. 피프로닐 설폰이 기준치인 0.02㎎/㎏의 세 배인 0.06㎎/㎏가 검출됐다.
지난 11일에는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서산농장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피프로닐 설폰 계란이 발견됐다. 검출량은 0.04㎎/㎏. 적발된 계란 제품명은 ‘왕란’으로 난각코드는 PLN4Q4이다. 유통기한은 10월 5일까지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피프로닐 설폰은 살충제는 아니다. 지난 계란 파동 당시 논란이 됐던 살충제 피프로닐이 닭의 몸 속에 들어가 대사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 전, 농가에선 진드기 등 방제를 위해 피프로닐 성분의 살충제를 사용하는 관행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후 정부에서 피프로닐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살충제 대사산물인 피프로닐 설폰도 0.02㎎/㎏ 이상 검출 땐 계란 유통을 차단하고 있다.
국민들은 살충제 계란 파동을 떠올리며 식탁의 안전을 우려했다. 주부 김모(50) 씨는 “아이들이 계란을 매일 먹다 보니 계란 신선도에 민감하다”며 “직접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주는 살충제 성분은 아니지만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살충제 달걀 파동이 언제 지났다고 이러나?”라며 “농가 주인이 몰랐으면 어쩔 수 없지만 알고 저지른 짓이라면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키고 싶다”고 화를 냈다.
정부는 우선 문제의 계란을 추적해 유통 차단에 나섰다. 부적합 농가에서 보관하는 계란도 지자체와 합동으로 전량 회수 및 폐기 조치했다. 해당 농가는 당분간 계란 출하가 중지된다. 또 6회 연속 검사 등 강화된 규제검사를 받아야 한다. 3회 연속 검사 합격 후, 2주 후 3회 연속검사를 또 받는다. 만약 농가서 농약 불법 사용 등 위반사항이 확인되면 고발이나 과태료 등 강한 제재를 받게 된다.
부적합 농가의 계란을 구매한 소비자는 판매 또는 구입처에 반품이 가능하다. 부적합 계란과 관련된 정보는 식품안전나라(foodsafetykorea.go.kr), 농식품부 홈페이지(www.mafra.go.kr), 식약처 홈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식품부는 “계란에 대한 연중 안전성 검사와 함께 축사 청소와 세척 등 환경개선과 지도를 병행할 것”이라며 “국민 식탁에 안전한 계란이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