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속의 한국 청년들 '극단적 선택' 여전히 많다

10대, 20대, 30대 사망원인 자살 1위, OECD 평균 2배에 달해 / 류효훈 기자

2019-09-20     취재기자 류효훈
지난 7월 18일 부산 진구의 한 원룸에서 20대 남성이 백골상태로 발견됐다. 환경일보에 따르면, 부모와 형제 없이 혼자 살던 20대 남성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에는 비트코인에 실패했다가 거액의 빚을 지며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20대 한국청년들뿐만 아니라 10대, 30대 사망 원인의 1위는 극단적 선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대, 50대도 사망률 2위가 극단적 선택으로 집계됐다. 2017년 사망자 수는 총 28만 5534명으로 전년 대비 4707명(1.7%) 증가했다. 특히, 조사망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수)은 557.3명으로 2006년(499.4명)을 기준으로 해마다 증가했으며, 2017년은 26년 만의 최대치로 집계됐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원인 중에는 연령대별로 다르지만, 대표적으로는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페렴, 고의적 자해(자살), 당뇨병, 간 질환, 만성 하기도 질환, 고혈압성 질환, 운수 사고 등이다. 특히, 10대, 20대, 30대 청년층의 사망원인으로는 극단적 선택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10대이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률은 30.9%로 사망원인 2위인 운수사고의 사망률(17.7%)보다 13.9%나 높았다. 20대로 가면 더 심각하다. 20대의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률은 44.8%로 20대 사망원인에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30대도 만만치 않다. 30대의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률은 36.9%로 사망원인 2위인 암 사망률(20.7%)보다 16.2%나 높았다. 40대, 50대도 극단적 선택의 사망률 비중이 만만치 않다. 40대는 19.0%로 1위 암(2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50대는 9.3%로 1위 암(38.1%)에 이어 두 번째였다. 60대로 들어서면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률이 현저하게 감소한다. 60대는 4.4%로 60대 사망원인 중 네 번째였다. 1위 암(38.1%)보다 많이 낮았다. 70대, 80대에는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률이 5위 밖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의 자살률은 34.9명으로 여성(13.8명)보다 약 2.5배 높았다. 전반적으로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률이 높았지만, 다행히 지난 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2017년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1만 2464명으로 전년 대비 629명(-4.8%) 감소했다. 특히 60세 이상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2011년 이후부터는 7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정부가 극단적 선택에 사용되는 수단을 미리 파해 사전에 예방하는 사업 덕분에 관련 수치가 꾸준히 감소했다고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이 설명했다. 지난 19일 중앙일보 보도에 다르면 김 과장은 “농약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판매나 보관을 금지하는 정책, 보건복지부의 기초연금 등 사회보장적 안정장치를 확대하는 부분 등이 영향을 줬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자살률이 꾸준히 감소했다고는 하나 아직 방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10대, 20대, 30대에서 여전히 사망원인 1위가 극단적 선택이었고고 40대, 50대는 2위였다. 특히,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 사망자수) 비교 시 OECD 평균 11.9명에 비해, 한국은 23명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