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상도 유치원 사건 등 대한민국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2018-09-30 부산시 해운대구 이민재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지난 9월 6일 오후 11시쯤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상도유치원 바로 옆에는 신축빌라를 짓기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비가 오면서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졌고, 그게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진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하지만 상도유치원 건물의 기울어짐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
건물이 기울어지는 일이 예정됐다는 기사를 보고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일보에서는 상도유치원 관계자 측에서 6개월 전부터 붕괴를 예상하고 지속해서 항의했지만, 감리사 측이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속해서 문제를 지적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장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붕괴가 예정돼있는 건물은 유치원이었다. 운 좋게 건물 기울어짐이 밤늦게 일어난 일이라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이지, 낮에 붕괴가 발생했다면 죄 없는 유치원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 끔찍한 사건으로 번졌을 일이었다.
물론 아무런 일이 안 일어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인명피해만 없다 뿐이지 상도유치원 근처 주민들은 대피 상태에서 아직도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 큰 소리만 나도 불편함을 호소하고 또다시 붕괴위험이 있을까 봐 주변을 지나가기도 꺼려진다고 한다. 유치원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고 대책이 없어서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상도유치원 사건처럼 건물이 붕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하다 큰 인명피해가 일어난 일들을 알고 있다. 예로 1995년 6월 29일에 일어난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나 그 후 1년 뒤에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사건 등이 있다. 삼풍백화점은 손님이 백화점을 나가게 하지 않기 위해 붕괴위험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영업을 계속했다. 백화점 직원들과 손님들이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란 소리를 했지만 계속 백화점을 운영하다가 대참사가 일어났다. 성수대교도 마찬가지였다. 부실공사를 하고 ‘다리가 이상하다’는 민원이 들어왔지만, 당국은 이를 무시하고 통제하지 않아서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부실공사의 문제점도 크지만, 왜 사건이 예견됐을 때 즉각 대처하고 처리하지 않는 걸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전불감증’이 심하다고 한다. 안전불감증이란 모든 것이 안전할 거로 믿고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앞서 말한 과거에 많은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이 안전불감증을 가져서 이런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멈추지 않고 잊을 만하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 우리는 안전불감증을 반성하고 ‘내 주변에도 큰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질 필요가 있다. 이번 상도유치원은 운이 좋아 인명피해가 없었을 뿐, 더는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칠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