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삼·신성일·장 피에르 레오 핸드프린팅 공개되자 축포와 함께 함성
[BIFF전야제 이모저모]이용관 영화제 이사장 "초심 잃지 않고 시민과 동행"...오거돈 시장은 방북 일정으로 불참 / 신예진 기자
2019-10-04 취재기자 신예진
‘정상화 원년’을 선언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에 앞서 전날인 3일 부산시 중구 남포동에서 전야제가 성대하게 치러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는 매년 영화제 태동지인 중구 남포동서 열린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남포동 BIFF 광장은 전야제를 참관하려는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부터 머리카락이 희끗한 노인들까지 발걸음을 멈춰 전야제를 기다렸다. 중구청이 준비한 청중석은 행사 시작 전부터 빈자리 없이 빼곡하게 찼다. 맑은 날씨 덕분인지, 시민들의 영화제를 향한 뜨거운 관심 덕분인지 행사장은 열기로 후끈했다.
2년 연속 전야제를 찾았다는 유모(18, 부산시 중구) 양은 “집이 근처라 친구와 저녁을 먹고 연예인 볼 겸 올해도 왔다”며 “작년에는 이 정도로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 유난히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양은 “올해는 중구에서도 영화제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고 하는데 기대된다”며 흥분한 기색을 보였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오후 6시, BIFF 광장 특설무대에 주요 내빈들이 올랐다. 이날 행사에는 이용관 이사장, 전양준 집행위원장 등 BIFF 관계자와 정현민 부산시 행정부시장, 박인영 부산시의장, 윤종서 중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 대표단 방북 일정과 관련한 준비로 불참했다. 사회는 KNN 정수영, 정희정 아나운서가 맡았다.
전야제는 윤종서 중구청장의 개막선언으로 막이 올랐다. 윤 청장의 선언에 시민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이후 내빈 축사가 이어졌다. 올해 전야제에 참석한 내빈들은 축사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재도약’을 강조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영화인들의 보이콧으로 지난해까지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영화제의 수장인 이용관 이사장은 “1996년 9월 3일 제1회 BIFF 개막식을 이곳에서 갖고 10일 동안 이 무대서 여러분과 함께 호흡했다. 영화제가 중구와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재도약하겠다. 그 동안 영화제를 지킨 시민 여러분과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동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정현민 행정부시장은 “BIFF가 태동한 이곳에서 전야제를 갖게 돼 무척 기쁘다. 아시다시피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몇 년간 많은 진통을 겪었다. 올해부터는 다시 새롭게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맘껏 즐기고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부의 마지막이자 전야제의 꽃인 핸드 프린팅 제막식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였다. 내빈들은 특설무대 앞 광장 바닥에 설치된 3명의 핸드 프린팅을 공개했다. 핸드 프린팅 주인공은 중국의 오우삼 감독, 배우 신성일 씨, 프랑스 배우 장 피에르 레오였다. 핸드 프린팅 공개와 동시에 축포가 터졌고, 시민들은 연신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이로써 BIFF 광장에는 영화 거장 총 62명의 핸드 프린팅이 새겨지게 됐다.
2막의 시작이자 행사의 끝은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장식했다. 인기가수 울랄라세션과 불리다바스타드, 루다 등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달궜다. 가수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시민들은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전야제 노래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일부 시민들은 노래에 맞춰 휴대폰의 조명을 켜 흔들기도 했다. 늦게 참석해 자리가 없는 시민들은 가게 담장, 구조물 계단 등에 올라가 공연을 구경하며 전야제를 함께했다.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아래 전야제를 치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늘 4일 개막식을 치르고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총 열흘간 진행된다. 세계 79개국 323여 편의 영화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등에서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