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성' 강화된 차세대 여권, 남색 바탕에 폴리카보네이트 재질

일부선 "북한 여권과 비슷" 주장해 인터넷상 갑론을박...미국·파라과이·일본도 남색 계열 / 신예진 기자

2018-10-15     취재기자 신예진
15일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부터 발급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 시안을 공개했다. 차세대 여권 디자인은 지난 2007년 외교부와 문체부가 공동 주관한 ‘여권 디자인 공모전’ 당선작(서울대 디자인학부 김수정 교수)을 기초로,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수정 및 보완됐다. 오는 2020년부터 발급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여권 표지 색상이다. 기존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뀐다. 남색을 바탕으로 외교부는 두 가지 디자인을 준비했다. 여권 속지인 사증면도 페이지 별로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시대별 대표적 문화 유물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사증면은 전체 페이지가 동일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 외교부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12월말까지 최종 디자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여권 신원정보면도 현재의 종이 재질에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변경한다. 사진과 기재사항은 레이저로 새겨 넣는 방식을 이용하기로 했다. 보안성 강화를 위해서다.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투명성, 내구성, 내충격성, 내열성 등을 갖춰 최근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OECD 36개국 중 15개 국가가 해당 재질의 전자여권을 발급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도 현재 해당 재질의 여권 도입을 주진 중이다. 한편 이날 공개된 여권 디자인을 두고 네티즌들은 ‘북한 여권’ 논쟁을 벌였다. 일부 네티즌들이 차세대 여권이 북한 여권과 흡사하다는 주장을 내놨기 때문. 현재 북한 여권 색은 남색이다. 논쟁이 격화되자, 이날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북한 여권’이라는 키워드가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북한 여권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만 남색 여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여권의 색상이 남색 계열인 국가는 미국, 파라과이, 일본 등이다. 한 네티즌은 “국가 상징 태극 문양에 빨간색과 파란색이 있지 않나”며 “빨간색을 쓰면 국민 정서에 맞지 않으니 파란색 계열로 한 것 같다. 별걸 다 문제 삼는다”고 말했다. 네티즌 A 씨는 갑작스런 북한 여권 논란을 두고 ‘여론 선동’을 의심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일부러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 같다. 초록색인 기존의 여권은 촌스러웠다. 밝은 남색이 더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만이 있으면 외교부가 국민 여론 수렴하니 의견을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교부와 문체부는 새 여권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새 여권 디자인을 전자책(eBook) 형식의 파일로 제작해 외교부와 문체부 홈페이지와 SNS 등에 게시한다. 또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문화연 284(구 서울역사)에서 개최되는 ‘공공디자인 기획전’에서 공공디자인 대상 수상작, 차세대 여권 개선안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고도화되고 있는 여권의 위변조 기술에 대응해 2020년까지 보안성이 강화되고, 품질과 디자인이 개선된 차세대 전자여권의 도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온라인 여권신청 서비스 도입’ 등 국민 편의를 제고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