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천재소년’ 송유근 "한국선 뭘 해도 안티 있어 외국서 연구"
일본학자와 블랙홀 공동 연구... 12월 24일 입대, "병영은 생애 처음 또래와 어울릴 기회" / 신예진 기자
2019-10-22 취재기자 신예진
천재소년이라고 불리던 송유근(21) 씨가 최근 근황을 밝혀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은 ‘송유근’이 차지했다. 송 씨는 과거 영재로 알려져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의 <SBS 스페셜>은 현재 일본 국립 천문대에서 초청 연구원 자격으로 논문을 쓰고 있는 송 씨를 찾았다.
송 씨는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블랙홀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일본으로 떠난 배경에 대해 “슬픈 얘기지만 내 나라에서는 뭘 해도 안티가 있어 아예 외국에 나와서 연구를 계속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논란이 있었던 연구 결과를 가지고 작년 3월에 일본 도쿄에서 열린 천문학회에서 발표했는데 학자 두 분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같이 논문을 써보자는 제의를 받았다”며 “그분들과 함께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7년생인 송 씨는 한 때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다. 그가 밟는 모든 과정에 ‘최연소’가 뒤따랐다. 그는 만 6세의 나이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5년 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를 패스했다. 8세가 되자 최연소로 인하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했다. 그러나 부적응 등을 이유로 인하대를 자퇴하고 지난 2010년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석·박사 통합과정에 합격했다.
잠잠하던 지난 2015년 송 씨는 표절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이 문제가 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당시 송유근은 지도 교수의 논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구를 새롭게 발전시켰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지도 교수 논문의 인용 표시를 누락했다는 것. 결국 그의 논문은 2016년 11월 공식 철회됐다.
송 씨는 방송을 통해 논문 표절 논란에 소신을 밝혔다. 그는 “어디 두고 보자는 생각이었다”며 “학자는 논문으로 말한다. 제가 학자로서 능력이 있다는 걸, 논문으로 시비를 걸었으니 논문으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 세상에 인정을 받고 싶어서 이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며 “단지 우주가 좋고 밤하늘이 좋고 천체물리학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것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에게는 논란 이후 3년 만에 박사학위 취득 자격이 주어졌다. 그러나 그는 지난 6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는 졸업이 아닌 ‘수료’로 과정을 마치게 됐다.
당시 송유근의 부친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불합격 판정에 반발했다. 부친은 “논문 표절 논란 이후 지도교수 없이 블랙홀에 대해 연구를 계속했다. 저명한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급 학술지에 논문을 실었는데도 불합격 처리한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UST 측은 복수의 언론을 통해 “SCI급 논문 한 편 게재가 졸업을 위한 자격요건은 맞지만, 졸업을 위한 학위논문은 이와는 별개”라며 “송 씨의 논문이 졸업을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일본에 머물지만 대한민국 청년인 송유근은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의 입대일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12월 24일. 그는 “현역 입대 군인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가를 지키기 위함”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고 싶어서 군대에 가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병영은 제 인생 최초로 전국에서 몰려든 젊은 또래 청춘들과 함께 뛰고 생활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는 시기”라며 “제 군대 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가 될 수 있게끔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