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소프트 김택진 대표 국정감사서 “리니지M, 사행성 유도하지 않는다”
게임유저들 거센 반발,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 “기가 막힌 궤변” / 류효훈 기자
29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모바일 게임 ‘리니지M’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이 사행성을 유도한다고 지적한 사안의 증인으로 출석한 김 대표는 “확률형 게임은 아이템을 공정하게 나눠주는 장치다”고 반박했다.
게임계에서 예전부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에서 이용자들이 돈을 내고 구매하는 것으로 확률에 따라 얻는 아이템의 종류나 효과, 성능 등이 좌우된다. 예를 들면, 이용자가 1만 원이라는 돈을 내고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면 1만 원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얻거나 1만 원보다 현저히 낮은 가치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등 확률에 따라 얻는 아이템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캐릭터를 남들보다 좋게 만들기 위해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때까지 돈을 주고 확률형 아이템을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 나아가 유저들이 부모의 카드나 돈을 빌려서까지 확률형 아이템을 결제한다고 손혜원 의원은 확률형 게임의 사행성 문제를 지적했다. 손 의원은 “리니지M은 1년 만에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거뒀다. 게임을 반드시 진흥시켜야하는 건 동의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에 부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은 사행성이 크다고 지적한 손 의원은 “매우 빠른 속도로 베팅할 수 있고 작은 액수로 반복해 베팅할 수 있다”며 “한 모바일 게임의 베팅은 1분에 43번이 가능해 슬롯머신의 15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베팅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좋은 아이템이 뽑히면 마치 슬롯머신에서 잭팟이 터진 것처럼 시끄럽게 음악소리가 나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래도 사행성 게임이 아니냐는 손 의원의 질문에 리니지M을 만든 김태진 대표는 “사행성은 요행으로 얻은 금품을 취득하는 경우지만, 리니지M은 요행으로 바라보고 금품을 취득하도록 하지 않는다”며 “확률형 아이템은 아이템을 가장 공정하게 사용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에 많은 게임유저들이 반발했다. 리니지M은 다른 게임 중에서도 극악의 확률을 자랑하는 사행성 탑급이라고 한 게임유저는 지적했다. 그는 “5만 5000원짜리 하나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그거 100배 이상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것으로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나온 템들을 조합하고 강화하다보면 결국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며 “게임에서 실력이 아닌 운이 게임의 주된 요소이면 그건 도박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리니지M의 높은 매출 때문에 한국 게임 산업이 진전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게임유저도 있었다. 그는 “엔씨소프트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어 많은 게임사들이 너도나도 비슷한 형식의 게임을 내놓으며 확률형 아이템을 유저들을 대상으로 팔아먹고 있다. 리니지M이 나온 이후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 하루빨리 확률형 아이템이 규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택진 대표의 반박에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올해 들은 말 중 가장 기가 막힌 궤변이라고 말했다. 그는 “확률형 아이템은 유저들 간에 이뤄지던 ‘현질’의 현금 소모처를 게임제작사로 끌어와 유저들에게 막대한 현금투입을 강요한다. 게임제작사들은 어디까지나 선택사항이라고 항변하지만, 이러한 현금 소모가 없다면 게임진행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부대변인은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봐도 리니지M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도 아이템 획득에 실패해서 절규하는 영상들이 난무하고, 관련 후기도 한 둘이 아니다. 특히, 유저들이 선망하는 아이템 뽑기는 극악무도하기 짝이 없어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는 소수점 이하의 확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 정도로 희박한 확률은 사행성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