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영상 등 동물학대의 또 다른 이름은 ‘살인연습’
[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남 거제시 박진아
나는 충격적인 동물학대 사건들을 볼 때마다 분노와 공포를 동시에 느낀다. 힘없는 새끼 고양이의 머리를 절단하고, 살아있는 개에게 불을 붙이는 자들이 훗날 사람을 죽이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이번에 '양진호 동영상'에서도 닭을 활과 칼로 죽이는 장면이 등장해서 소름이 돋았다.
“개를 많이 죽이다 보니 사람 죽이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다.” 2009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범, 강호순이 취조받을 때 남겼던 말이다. 강호순은 외진 산골에서 수많은 가축과 개를 무자비하게 학대하고 죽였다. 그리고 17명의 사람을 살해하고 식인까지 저지른 미국의 제프리 다머, 어금니 아빠 이영학, 연쇄살인마 유영철, 인천 초등학생 살인범 김모 양도 모두 과거에 동물학대 경험이 있었다. 실제로 미국의 ‘노스이스턴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동 성추행범의 30%, 가정폭력범의 36%, 살인범의 45%가 동물학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렇듯 동물학대는 동물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뉴스1의 김연수 기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 FBI는 2016년부터 동물학대를 반사회범죄로 분류해서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대중에게 공개한다고 했다. 대만도 동물학대범의 신상을 공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어떨까? 우리나라도 동물학대범의 처벌 수위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다. 미국의 앨라배마 주에서는 동물을 고의로 고문했을 경우, 징역을 최대 10년까지 선고한다. 이처럼 나는 동물학대 행위의 잔혹성과 심각성에 따라 최대 10년형까지 형량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상습적이고 잔악무도한 동물학대범을 대상으로 ‘집중 관리 시스템(제도)’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그들이 반드시 정신과 치료나 케어를 받도록 법으로 엄격하게 규정해야 한다.
그리고 흉악범죄자들과 유년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나 가족들은 그들이 동물을 학대하며 자신의 잔혹성을 키우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이런 주변인들의 안일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 그들의 폭력적인 성향을 신속하게 발견하고, 정신질환이 의심될 경우엔 반드시 초기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우린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예방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2의 흉악범죄자들을 낳은 셈이다.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난 문득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의 가사가 떠올랐다. 난 무교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윤회설을 믿고 싶다. 살인마들에게 잔인하게 희생당했던 이름도 모를 수많은 생명들. 하늘나라에서만큼은 부디 행복해지고, 다음 생에는 꼭 인간으로 태어나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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