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그 치명적 일탈
[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사하구 심남주
“내가 아가씨 끝까지 쫓아가서 죽일거야! 목을 비틀어서 아주 분질러 버릴거라고! 알았어?” 이 말은 내가 아르바이트 첫 날에 들은 무서운 폭언이다. 술에 취한 아저씨가 나에게 대뜸 다가와서 욕을 하고 위협을 가했다. 처음 들어본 무서운 말들이 내 머릿속과 마음속에 콱 박혔고,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나는 이날의 공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내가 겪은 일처럼 비교적 가벼운 일탈, 즉 추상적인 일탈도 존재하지만 세상에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구체적인 일탈도 존재한다. 또 두 개의 일탈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바로 도로 위 살인행위라고 불리는 ‘음주 운전’이 그 대표적인 예다. 얼마 전, 부산 해운대구에서 이와 같은 용서받지 못할 큰 일탈이 일어났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를 기다리던 두 사람이 갑작스럽게 도보로 달려든 차와 충돌하여 큰 피해를 입은 것이다. 피해자 윤창호 씨는 충격으로 15m를 날아 담벼락 아래로 떨어져 뇌사 상태에 빠졌으며, 그의 친구도 중상을 입게 됐다. 당시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로 밝혀졌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이 운전자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면 안된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두 개의 법을 어기는 일탈을 행했다. 법을 어김, 즉 가장 처벌의 강도가 높은 두 개의 일탈을 동시에 저지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는 무겁지만 처벌은 가벼웠다. 이 사실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이후 언론들은 피해자 윤 씨의 지인들이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위한 법률개정안 ‘윤창호 법’ 제정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은 음주 운전 초범을 2회가 아닌 1회로 규정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음주 운전이라는 일탈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더 나아가 초범, 재범을 구분한 합리적 처벌에 관한 논의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일탈이 사회 변화를 반영하여 새로운 법을 개선하고, 제정하도록 만든 것이다.
피해자 윤 씨는 자신의 손으로 전화를 걸어 신고했다고 한다. 그 순간 얼마나 두려웠을지, 얼마나 살고 싶었을지, 그 누구도 그 상황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쁜 나이에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보면 마음 한 켠이 저려온다. 구체적인 일탈을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아직 사람들은 그 무게를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음주, 심신미약, 우울증 등 그 어떤 것도 일탈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앞으로 일탈에 대한 법적 규제를 강화하고, 제대로 된 처벌을 내려 다시는 끔찍한 일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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