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 원짜리 신발을 12시간 기다려 구입...아디다스 매장 장사진
한정판매에 날개 돋친 듯 팔린 ‘이지부스트 350V2’...개인들끼리는 150만 원에 재판매되기도 / 류효훈 기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가 9일 오전부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한정판 신발인 ‘이지부스트(YEEZYBOOST)350V2’(이지부스트)를 선착순으로 판매하자, 이 운동화를 사기 위해 전날 밤부터 아디다스 오프라인 매장 앞 많은 사람이 줄을 지어 장사진을 쳤다.
지난 2일 아디다스 오리지널스가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이지부스트’의 공식 발매를 예고했는데 정가는 220달러, 한화로 28만 9000원이다. 기존에는 ‘응모’ 형식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3회 차 발매 때는 ‘선착순’ 온·오프라인 구매 방식으로 변경됐다.
아디다스 신발의 한정판 시리즈 중 하나인 ‘이지부스트’ 모델은 미국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칸예 웨스트가 디자이너로 참여해 2014년에 발매된 신발이다. 워낙 인기가 많아 수량은 늘 한정돼 있어 비싸게 팔렸다. 정가는 28만 9000원이지만, 개인 간의 거래를 통해 150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지부스트는 9일 오전 8시부터 아디다스 온라인 매장을 시작으로 오전 11시부터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정 판매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압구정, 강남·명동 브랜드 센터,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스토어 서울 명동·홍대·이태원·문정·대학로 ·현대아이파크몰 용산·현대백화점 신촌, 대구 동성로, 광주 충장로, 부산 경성대, 하남 스타필드 등이었다.
지방에서도 많은 사람이 몰렸다. 공식적으로 아디다스의 한정판 신발을 판매한 일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대구 동성로 앞 아디다스 오프라인 매장에는 700여 명이, 부산 경성대 앞 아디다스 오프라인 매장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장사진을 쳤다.
인기를 실감하듯 전날 밤부터 기다린 사람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기다리는 사람부터 연인과 함께 기다리거나 심지어 외국인들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밤 12시부터 한정판 신발을 위해 연인과 함께 기다렸다는 홍민혁(20, 부산 북구) 씨는 “워낙 유명한 신발이라 개별적으로 사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150만 원을 주고 샀어야 했다”며 “오랜 기다림이었지만 어쨌든 손에 넣었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영진(24. 부산 금정구) 씨도 8일 밤 11시 30분부터 꼬박 12시간을 친구와 함께 기다렸다. 그는 “신발 자체가 수량이 거의 없고 유명해서 욕심이 생겨서 기다리게 됐다”며 “기대하던 신발을 드디어 손에 넣어서 너무 좋고 하늘을 날아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많은 사람이 모여 줄을 서자 지나가는 행인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경성대 앞 오프라인 매장에서 길게 늘어진 줄 때문에 수업을 들으러 가다가 방해됐다고 강모(22) 씨는 말했다. 그는 “학교 올라가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자기들 신발 사려고 학생들 학교 가는 길을 왜 막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