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길들이기가 계속된다

2013-01-16     김송희
지난달 14일 얼차려가 더해진 신입생 체력훈련을 받던 중 머리를 다쳐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식물인간이 되었던 강장호 군이 끝내 의식을 찾지 못하고 지난 4일 숨졌다.


조사 결과, 당시 신입생 체력 훈련 도중 선배의 구타가 있었다는 사실이 여러 언론을 통해서 밝혀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한 학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매년 많은 대학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체육관련 학과나 무용학과의 경우 가혹 행위가 더해진 신입생 훈련이 심하다고 한다.


경성대학교 무용학과에 재학 중인 이형주(21) 씨의 경우도 얼차려가 더해진 신입생 환영회를 겪었다고 말했다.??이 씨는 “매년 학과에서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억울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죠”라고 말했다.

창원대학교 회계학과에 재학 중인 이은솔(21) 씨도 신입생 때 학과 행사 시 늘 얼차려를 받았다고 한다.??그는 “처음에는 선배들이 무서워서 아무 생각도 안 났지만 여러번 받으니 왜 이런 것을 받아야 하는지 어이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체육학과가 아닌 부경대학교 건축학과 김미랑(24) 씨의 경우, 1학년 때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는 명분하에 군기 잡기 식 얼차려를 받았다고 한다. 김 씨는 얼차려 이후 애초에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대학의 모습에??실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렇게 매년 신입생들에게 얼차려를 가하는 상황이 매년 이어지는 것은 재학생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입생 때 얼차려를 받아 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인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민성혜(21) 씨는 “1학년 때는 몰랐는데 고학년이 되니 필요한 것 같긴 해요. 받을 때는 좀 그렇더라도 한 번쯤은 얼차려가 있어야 선후배간의 선이 그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인제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 재학 중인 김정혜(21) 씨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한번쯤은 그런 경험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했는데 걔네라고 못하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얼차려는 앞으로도 계속 되물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차려를 받았던 이들이 고학년이 되어서 다시 신입생들에게 얼차려를 가한다는 것이다.


신입생 군기잡기라는 명분 하에 얼차려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이런 길들이기의 악순환에 대해 한국 외대 스페인어 학과 심지혜(22) 씨는 “왜 신입생한테 기합 같은걸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또 다른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게 더 이상은 신입생들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