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앞 하객들은 늘 고민한다... "결혼축의금 얼마가 적당할까?"

경제력, 사회적 지위따라 제각각... ‘3, 5, 10만 원’ 이 대부분, ‘5, 10, 15만 원’ 내는 계층도 / 신예진 기자

2018-11-16     취재기자 신예진

“차라리 안 주고 안 받고 싶어요.”

최근 가을이 결혼 적정 계절로 각광받으면서 결혼식에 초대를 받은 하객들의 시름이 깊어져 가고 있다. 축의금 적정 액수가 문제다.

직장인 이모(28) 씨는 최근 청접장 석 장을 받았다. 직장 동료 2건, 고등학교 친구 1건이다. 사회 초년생이자 미혼인 이 씨에게 결혼식은 골치 아픈 행사다. 이 씨는 “축하하는 마음도 크지만 나는 언제 결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달 나가는 축의금이 부담스럽다”며 “요즘 누가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돌리면 우리끼리 모여 축의금 얘기를 제일 먼저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황준범(29) 씨는 “최근 한 커플이 맺는 결실을 축하하기보단 결혼식이라는 행사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면서 “2030 세대는 특히 결혼식 참가 자체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씨는 “우리 나이대가 결혼을 가장 많이 하면서도 취직이 어려운 세대다”며 “축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금전적인 여유가 없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같은 고민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2017년 11월 직장인 478명을 대상으로 축의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식 참석에 부담을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직장인의 92.3%가 '있다'고 대답했다. 가장 주요한 이유로 '경제적인 부담(45.6%)'이 꼽혔다. 그 뒤를 '시간적 부담(25.4%)', '거리적 부담(19.6%)', '심리적 부담(9.0%)' 이 이었다.

그렇다면 가장 적절한 축의금 액수는 얼마일까. 물론 사회적 지위, 나이대에 따라 다르다. 직장인 조모(36) 씨는 ‘5, 10, 15’ 파다. 차례대로 지인, 직장 동료, 친한 사람 순이다.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했을 때는 과감하게 50만 원도 냈다. 계모임을 하는 친구들은 곗돈을 빼 축의금을 내기로 했단다. 조 씨는 “5만 원 권이 생기면서 기본 축의금이 5만 원이 된 것 같다”며 “괜히 적은 액수를 내서 ‘씀씀이가 인색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대다수 직장인은 조 씨처럼 5~6만 원을 평균 지인 축의금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바로연이 미혼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결혼식 축의금'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적당한 축의금 금액으로 5만 원(53%)을 가장 선호했다. 이어 10만 원(28%), 7만 원(18%), 10만 원 이상(6%), 기타(5%)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취준생이거나 나이 찬 대학생이면 고민이 더 깊어진다. 26세 대학생 A 씨는 ‘3, 5, 10’을 선호한다. 축의금 액수를 두고 꽤 오랜 시간 골머리를 앓은 결과다. A 씨의 친구들은 성인이 되자마자 사회생활을 시작해 결혼을 빨리 했단다. A 씨는 “아르바이트로 한 달을 연명하는 대학생이라 주위에서는 ‘와서 밥만 먹고 가라'고 한다”면서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고, 그냥 밥만 먹기에도 부담스러워 축의금을 항상 낸다”고 말했다.

직장인 신모(33) 씨는 결혼식장 등급에 맞춰 축의금을 낸다. 신 씨는 “서울 고급 호텔의 예식 비용은 못해도 1억이다. 물론 결혼 전 친구들 사이에서 예식 비용 소문도 난다. 아마 5만 원을 내면 민폐 하객으로 찍힐 거다. 무조건 10만 원 이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특급 호텔 예식의 식사비용은 1인당 15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축의금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비혼을 선언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안 주고 안 받자”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네티즌은 "축의금을 내지 않는다고 결혼을 축하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최근 친구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결혼식 참석 대신 신혼집에 놓을 커피 머신을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결혼 계획이 없다’는 한 네티즌은 “우리 사회에서 축의금은 주고 받는 것이지만 나는 받지 못하니 차라리 축의금 낼 돈을 모아서 해외 여행을 갈 것”이라며 “이런 문화가 사회에 만연하면 축의금으로 머리 싸맬 일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일부는 '비혼식'을 열고 축의금을 받기도 한다. 비혼식은 지인들을 초대해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는 취지의 선언을 하는 자리다.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지인의 축가와 하객들의 축하 속에 식이 진행된다. 평생 남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지만 받을 일이 없는 비혼족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다. 비혼을 알림과 동시에 사실상 축의금을 회수하는 자리인 것.

'독신남'으로 유명한 방송인 박수홍도 축의금과 관련해 비혼식을 언급한 바 있다. 박수홍은 tvN <택시>에 출연해 "웃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축의금으로 '집을 샀겠다'고 말했을 정도"라며 "지금까지 주말마다 두 탕(?)씩 돌며 꼬박꼬박 부조금을 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수홍은 "꿈은 결혼이지만 만약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환갑잔치를 겸한 비혼식을 박경림이 치러주기로 했다"며 씁쓸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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