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표 관광지 태종대, 한걸음 더 가까이 보면 곳곳 흥미 만땅
신선바위, 영도등대, 망부석 설화, 영도유격부대 실화 등 인생과 역사 이야기 '주렁주렁' / 주태형 기자
2019-11-30 취재기자 주태형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 ‘태종대’
대한민국에서 일본을 육안으로 가장 자세히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부산시 영도구 동삼동에 위치한 태종대다. 맑은 날씨에는 56km밖에 안 떨어진 일본의 대마도가 이곳 태종대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부산에 많은 관광지가 있지만 태종대는 그중에 유서가 깊고 경관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다. 영도등대, 신선바위, 오륙도가 지척이다. 이 때문에 태종대는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태종대 한 해 방문객 수는 2016년 부산시설공단 통계자료 기준 약 240만 명이며,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약 6500여 명에 달한다.태종대만의 이색적인 열차 ‘다누비열차’
태종대 입구를 지나 경사진 길을 5분 정도 걷다보면 나오는 작은 광장에는 태종대를 순회하는 일명 ‘다누비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누비열차를 기다리던 대학생 박모(22) 씨는 “이런 곳에 열차가 있다는 게 신기하고 흔치 않은 기회여서 타려고 한다. 그리고 영도등대를 빨리 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객 모두가 열차를 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영도등대로 가는 길이 예뻐서 걸어가는 것도 좋기 때문이다. 야유회를 하러 대구에서 온 주부 김모(50) 씨는 “열차를 타면 이 좋은 길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다누비열차 이용료는 어른, 청소년, 어린이 각각 3000원, 2000원, 1500원이고, 단체(30인 이상)일 경우는 각각 2400원, 1600원, 1200원이다. 태종대 내 다누비열차를 제외한 교통수단은 진입이 낮 동안 통제되며, 열차 소요시간은 약 20분 정도다. 최근에는 2006년 이후 폐쇄한 차량통행 제한을 자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해서 저녁이후에는 차량이 태종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대마도가 보이는 ‘영도등대’와 자살바위 위에 세워진 전망대 모자상
영도등대로 가는 길은 다누비열차 승차장에서 시작하는 오른쪽 길과 왼쪽 길이 있다. 영도등대를 향해 1.9km를 걷다보면 1.7km 지점에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은 전망대가 들어서기 전 바위 절벽에서 바다로 떨어져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살바위’라 불리던 바위가 있었다. 지금은 그 위에 전망대가 지어지고 앞에 모자상(母亲和儿子像)이 세워져있다. 더 이상 자살 바위라는 이름과 흔적이 없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이곳에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모자상을 세웠다. 자살바위를 생각하고 오는 사람들은 간혹 당황하기도 한다. 자살바위를 보러 온 부산의 주부 이모(55) 씨는 “태종대에 자살바위가 유명해서 왔는데 없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태종대의 하이라이트 ‘신선바위’
전망대를 지나 3분여 정도 걷다가 멀리 보이는 바다를 뒤로 한 채 우뚝 솟은 하얀 영도등대 꼭대기에 올라가면 동쪽으로 저 멀리 해운대 달맞이 고개와 오륙도(五六島)가 보이고 남동쪽에 대마도(對馬島)가 보인다. 또 영도 등대 옆에는 신선바위가 있다. 옛날에 신선이 살던 곳이라 하여 신선대(仙人臺)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용당동의 신선대와 혼동되어 쓰이지는 않고 신선바위라고 부른다.잊혀진 6.25참전부대 ‘영도유격부대’
신선바위를 뒤로 한 채 걷다보면 6.25참전 ‘영도유격부대’ 추모비가 있다는 안내석 이 있다. 영도유격부대란 6.25 전쟁 당시 1200여 명의 지원자를 중심으로 극비리에 창설되어 태종대 일대에서 3~4개월간 특수훈련을 받고 북파되어 비정규전 임무를 수행한 특수부대였다. ‘Y부대’, ‘파라슈트 부대’ 등으로 불린 영도유격대는 정전회담이 진행되던 1952년 12월 5일 해체됐고, 북파된 인원에 대한 모든 지원이 끊겨 가까스로 탈출한 26명을 제외하고 생사를 알 수 없게 됐다. 전후에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다가 생존해있던 100여 명이 6.25 전쟁참전용사 사증만을 받았다. 유적비는 1984년 9월 12일, 6·25전쟁에서 전사한 491명의 대원을 추모하기 위해 생존대원들이 뜻을 모아 6·25참전영도유격부대 유적비를 건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