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마을,' '곰솔마을'...부산 수영구 행정동 애칭갖기 운동
특성 살려 주민공모로 명명...친근한 느낌 불러 주민들 애향심 제고 기대도
부산 감천동은 ‘감천문화마을’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고, 아미동의 ‘비석마을’이나 범일동의 ‘안창마을,’ 좌천동의 ‘매축지 마을’도 동 이름 못지않게 외지인들로부터 나름 인지도가 있다. 부산 금정구 금성동의 ‘산성마을’은 산성마을 막걸리로 유명하다. 이들은 모두 동 이름에 마을 애칭이 붙은 곳이다. 이 마을들은 동 이름보다 마을 이름이 사람들에게 더 친숙하게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부산 수영구도 10개 동에 지역 특성과 역사적 배경, 주민들 정서를 반영한 마을 애칭을 붙이기 시작했다.
마을 애칭 붙이기는 지난해 수영구 광안1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자발적으로 처음 비롯됐다. 광안1동이 엄지마을로 애칭을 붙이자, 수영구청이 이 기회에 구청 내 모든 동으로 마을 애칭 붙이기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행정동 명칭 말고 주민들이 자기 동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이름을 지칭해 사용하면 좀 더 친근하고 동의 화합이 될 것 같아 주민 공모를 통해 마을 애칭 붙이기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안리 바다를 끼고 해양레포츠센터를 갖고 있는 남천2동은 ‘바다누리마을,’ 수영구의 구목(區木)인 곰솔나무가 있는 수영동은 '곰솔마을' 등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부르기로 했다. 망미1동은 뒷산인 배산에 신라 변방에 위치한 속국인 거칠산국의 유적으로 추정되는 배산성지가 있었다고 해서 ‘배산마을’이라 했다. 망미2동은 옛날 이 인근이 선착장이었고 갈매기들이 많이 모였다고 해서 한자로 갈매기 구(鷗)자에 즐거울 락(樂)자를 사용해 ‘구락마을’이라 지었다.
광안2동은 고기잡이 공동체의 전통을 살려 매년 개최되는 어방(漁坊) 축제를 개최하고 있어 ‘어방골’, 광안3동은 ‘먼물샘’이라는 우물터가 있어서 ‘샘’의 경상도 사투리인 ‘새미’를 사용하여 친근감을 높인 마을 이름인 ‘새미마을,’ 광안 4동은 호랑이 바위가 있던 마을이라 하여 ‘호암골’이라 각각 지었다.
남천1동은 황령산과 금련산 계곡물이 흐르는 남천을 ‘남칭’이라 부르다가 ‘남치이’로 불려진 것에서 유래하여 ‘남치이 행복마을,’ 민락동은 이 동네를 감싸고 있는 백산에서 유래하여 민락동의 미래가 더욱 밝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백산마을‘이라 했다.
망미1동 배산마을에 살고 있는 안상수(53) 씨는 최근 자신이 살던 동에 마을 이름이 붙여진 것을 알았다. “마을 이름을 붙이고 나니, 왠지 정겹게 느껴졌다. 아직 동에 마을 애칭이 생긴 것을 모르는 주민들이 많은데 마을 이름 사용을 활성화하여 주민들끼리 결속을 다져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구 단위, 동 단위로 행사할 때 동 이름보다 마을 이름을 사용하다보면 동에 대한 애정이 더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을 이름을 계속 쓰고 정착이 되면, 감천문화마을처럼 마을을 브랜드화시킬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