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휴대 전화는 ‘지능형 손전화기’, 인기 모델명은 '평양타치', 네비게이션 앱은 ‘길동무’
“핸드폰 좀 꺼줄래, 모두가 스마트하다지만 우린 점점 멍청해지잖아~(중략)”
이 노래는 2014년 BTS가 발표한 앨범에 수록된 <핸드폰 좀 꺼줄래>의 노랫말 일부다. 노랫말을 듣다가 문득 핸드폰이 국어대사전에 뭐라고 적혀있을까 궁금하다. 국립 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우리가 흔히 부르는 스마트폰인 휴대폰 또는 핸드폰을 ‘휴대 전화’, ‘손전화’로 순화하여 부르기를 권한다. 그러나 남한 사회에서 통용되는 이름은 휴대폰, 핸드폰, 스마트폰이지 휴대전화, 손전화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이 권하니 여기서는 휴대 전화로 칭하기로 한다.
북한에서는 휴대 전화를 '지능형 손전화기'라고 부른다. 북한의 휴대 전화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다. 그는 평창올림픽 때를 비롯해서 세 차례의 남북 정상 회담을 통해 TV 화면에 많이 포착된 사람 중 하나다. 그런데 TV에 비추일 때마다 그녀의 손에는 휴대 전화가 들려 있었다. 그녀의 휴대 전화 모델명이 무엇인지보다는 과연 북한에서는 휴대 전화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공식적인 통계 자료는 없지만, 대략 북한에서는 인구의 15% 정도인 약 400만 명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러나 남한처럼 휴대 전화로 모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는 없다고 한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내부 인트라넷인 '광명망'에만 접속할 수 있다. 그래서 남한처럼 사용자들이 구글, 네이버 등을 이용할 수 없다. 광명망으로는 조선중앙통신, 로동신문 등 북한 사이트만 접속하여 사용할 수 있다.
북한에서 휴대 전화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언제일까? 대략 2013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산 휴대 전화 제품명은 '아리랑', '평양타치', '진달래', '푸른하늘' 등이 있다고 한다.
지난 2016년 출시된 '아리랑151'은 북한 화폐로 40만 원, '평양타치'는 80만 원 수준이다. 이 금액은 북한 주민들에게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다. 1인당 국민 총소득이 150만 원을 윗도는 북한에서 주민들이 '평양타치'를 구입하려면 반 년 치 월급을 투자해야한다.
휴대 전화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신청서에 관할 행정기관은 물론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치는 데는 한 달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앱 활용이 자유로울까? 앱 역시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만 이용 가능하다. 차를 운전할 때 필요한 네비게이션 앱으로 북한에서는 '길동무'가 있다. 북한 휴대 전화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앱으로는 ‘백두산 총서’가 있다. 이 앱에는 북한 지도자의 발언이 일목요연하게 담겨 있다. 북한은 휴대 전화 매장인 '봉사소'라는 곳을 찾아가 허가받은 앱만 다운받을 수 있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나의 ‘지능형 손전화기’가 갑자기 소중하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