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퀸의 노래였어?"...젊은 세대도 뛰어든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
[독자투고/문화올레길] 부산 북구 이혜진
“Mama, just killed a man(엄마, 사람을 한 명 죽였어요), Put a gun against his hand(그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pulled my trigger(방아쇠를 당겼고), now he’s dead(이제 그는 죽었어요).” 전설적인 그룹 '퀸(Queen)'의 대표 곡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구절이다. 노래 하나에 록과 오페라가 공존하며, 길이가 무려 6분이나 된다. 이 같은 독창적이고 주옥같은 곡들을 만든 천재 그룹 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파키스탄 이민자 출신인 ‘파로크 불사라’가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로 변신하면서 전설이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처음에는 왜 영화 제목이 <보헤미안 랩소디>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전체적인 영화의 흐름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내용을 대표하는 제목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직접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곡 자체가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퀸의 색깔 그 자체였으며, 그들의 인생을 대표하는 곡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퀸이 부활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로 인해 퀸의 노래들이 재조명을 받고 있고 음원 차트를 장악하고 있다. 퀸은 1970년대 활동하던 그룹으로 당시 그들을 좋아하던 70-80 세대들에게는 소중한 옛 추억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젊은 사람 중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 퀸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도 퀸을 몰랐지만, 영화에서 퀸의 노래를 듣고 보니 사실 우리 세대도 퀸의 노래를 적어도 세 곡 이상은 들어봤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서 “이 노래가 퀸의 노래였어?”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대중적이고 유명한 노래의 주인인 퀸의 이야기가 영화 속에서 펼쳐지면서 퀸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끌고 있다.
영화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싱크로율’이다. 영화 속 배우들은 실제 인물들의 머리부터 생김새, 행동까지 모두 비슷하게 연기했다. 또 한가지 놀랐던 점은 연출 디테일이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아프리카 자선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에서 선보인 무대다. 20분 가량 되는 공연을 스크린으로 보고 난 후 여운이 떠나지 않았다. 영화가 끝난 후 곧장 ‘라이브 에이드’ 실제 무대 영상을 찾아봤다. 영화 속 라이브 에이드와 실제 라이브 에이드 무대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똑같았다. 무대부터 관객들, 배우들의 대사, 행동, 심지어 피아노 위에 올려진 콜라 잔까지 일치했다.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그 영상을 얼마나 많이 보며 똑같이 하려 했을지,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2시간 14분이기 때문에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감독이 잘 만들어서'가 아니라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억지 감동같은 클리셰가 아닌, 담백하게 프레디 머큐리를 보여줬기 때문에 머큐리의 인생이 나에게도 묵직하게 다가왔다.
"We are the champions~" 관객을 사랑하고 같이 호흡한 진정한 챔피언 퀸, 그리고 그들을 좋아하던 팬들의 추억을 회상시키고, 새로운 젊은 팬까지 만들고 있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다시 한 번 봐도 좋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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