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시간 열풍’이 불고있다
머슴은 주인인 국민보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말하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불어 닥친 얼리버드 운동은 청와대 수석 회의를 8시에 여는 등 청와대 업무 시간을 앞당겼다. 이에 관가인 국토해양부 간부들은 앞당겨진 회의 시간 때문에 7시 30분까지 출근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가들의 출근길도 빨라지고 있다. 그 예로 5시에 출근하는 남중수 KT 사장과 6시에 출근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있다. 이처럼 얼리버드로 인해 빨라진 출근길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3월 6시부터 7시까지 하루 평균 지하철 이용객수는 15만 1190명을 기록했고, 이는 2월 12만 5591명보다 20%나 오른 수치라고 서울 메트로가 보도했다.
우리은행은 7시에 임원회의를 열고 있고, 기업은행 또한 임원회 시작 시간을 9시에서 8시로 바꿨으며, 금융권도 얼리버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의료계도 예외가 아닌데, 중앙대병원은 출근길에 진료를 받고자하는 환자들을 위해 외래환자 진료시간을 9시에서 8시 30분으로 앞당겼다.
또한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의 고급 호텔들의 조식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나 증가했고, 이러한 상황에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의 이준철 지배인은 얼리버드 바람이 불어 아침에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얼리버드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인 알람시계와 아침 대용식의 수요가 많이 늘었는데, 특히 알람시계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120%나 올랐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희용 씨는 세계적인 부자이자 천재인 빌게이츠는 새벽 3시에 기상하는 줄로 안다며 “나라고 못할 건 뭐 있겠습니까? 열심히 살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24시간 종일 영업을 하는 업소들과 함께 자리 잡은 ‘24시간족’은 편의점과 PC방, 찜질방, 대리운전 등에서 주로 활동한다. ‘24시간족’이 늘어나면서 미용실, 헬스장, 패스트푸드점, 할인점 등도 24시간 영업으로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24시간 업소로 최근 가장 주가를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는 2002년에서 2006년까지의 매출이 2,800억원대에서 2,200억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그러나 2005년 4월 청담점을 시작으로 전국 163개의 매장을 24시간 체제로 전환했다고 한국일보가 밝혔다. 또 다른 패스트푸드점 롯데리아와 버거킹도 24시간 체제를 확대 중이다.
‘24시간족’을 위한 곳은 업소뿐만이 아니다. 일간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광주 무등도서관은 평일이나 근무시간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을 위한 것이라며 365일 24시간 야간 도서 대출, 반납 코너를 운영한다고 한다.
이러한 24시간의 변화에 12년 동안 빈소 방문 시간을 자정까지로 제한하던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도 4월 중순 새 건물을 정식으로 열게 되면 24시간 운영으로 바뀐다.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권오율 씨는 자신이 일하는 PC방 주변의 패스트푸드점이 얼마 전에 24시간 체제로 바꿨다며 “매일 늦은 밤에 출출했는데 고마운 마음까지 들던데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