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싹을 자르는 주입식 교육이라는 가위

[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남 창원시 정예원

2018-12-12     경남 창원시 정예원
인간과 동물, 인간과 로봇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인간은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할 줄 안다는 것이다. 사고를 통해 도구를 사용했으며, 언어와 문화를 발달시켰고, 지금의 인간에 도달했다. 인간에게 생각이란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만의 전유물인 생각을 적극 활용하여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제도는 생각을 활용하기는커녕 아이들을 암기 로봇으로 만들고 있다. 초등학교 때는 아이들의 생각을 묻기도 했으나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자 남은 건 오로지 주입식 교육이었다. 시험 범위 진도를 맞추기 위해서 학생들의 생각을 요구하는 문제는 다 뛰어넘기 일쑤였고, 꼭 필요한 문제는 정해진 답을 보여주고 받아 적으라 했다. 가끔씩 답을 보여주지 않는 선생님은 아이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선생으로 낙인찍히곤 했다. 나 또한 답을 알려주는 선생님을 좋아했고, 가만히 앉아 정해진 답을 받아쓰는 것이 편했다. 그렇게 나는 나만의 생각을 잃어갔다.
어렸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여왔던 교육의 문제는 현재 화살이 되어 나에게 돌아왔다. 수업에서 내 생각을 쓰라는 과제가 나오면 나의 생각을 쉬이 쓰지 못해 하루면 쓸 A4 한 바닥을 3일 내내 붙잡곤 했으며, 여기저기 뒤져 남의 생각을 보아야지만 비로소 한바닥을 완성할 수 있었다. 생각하기를 막아버린 사회에서 살아온 나에게 생각을 요구하는 과제는 크나큰 고통이었다. 내가 이렇게 생각을 어려워하는 데엔 개인의 문제도 있겠지만, 어린이의 생각을 잠가버린 교육 제도의 문제도 크다. 현재 우리나라는 주입식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교육은 학생들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암기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는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 할뿐더러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주지 못한다. 하지만 사회는 우리가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를 요구한다. 창의적 인재는 원하면서 교육제도는 왜 그대로 두는가. 방향성을 잃은 인간을 만드는 주입식 교육, 이는 생각보다 우리에게 강한 악영향을 미친다. 인간을 기계화, 부품화시키는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기계화되고 부품화된다는 사실을 자각하지도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지식만 쌓아가는 우리는 로봇과 다를 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주입식 교육은 빨리 사라져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개개인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방법을 마련해야하며 근본적으로는 성적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성적주의 문화, 학벌주의 문화가 변화해야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