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벨~" 울리자 '한정판 크리스마스 에디션' 마케팅 치열
패션·식품·뷰티업계 등 한정수량 출고 내세워 고객 유혹..."고가인데도 제품 질 못따른다" 불만도 / 제정은 기자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대목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이색 이벤트와 연말 경품,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선보이자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일정 기간만 판매하는 ‘한정판 크리스마스 에디션’이 인기다.
크리스마스 한정판 에디션은 마케팅 기법의 일종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화장품 등 기존 제품에 새로운 색상을 추가하거나, 제품 케이스를 새롭게 디자인해 출시하는 제품이다. 색조 화장품의 경우에는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반짝이는 색상을 추가해 판매하거나 케이스를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게 변경한 디자인으로 출시하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에디션은 대부분 한정판이다. 한정판 판매는 일정 수량이나 기한을 정해놓고 판매해 희소성을 부각하는 일종의 마케팅 기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희귀한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에게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겨냥해 한정된 수량의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출시한다”고 말했다.
미용업계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가장 많이 출시한다. 러쉬(입욕제, 바디 용품이 인기인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는 핼러윈과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연말에 ‘윈터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된 윈터 컬렉션에는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산타 모양의 입욕제, 눈사람 모양의 입욕제 등 겨울을 겨냥한 크리스마스 에디션이 포함돼 있다.
더 바디샵, 더 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네이쳐리퍼블릭 등 다양한 로드샵도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니스프리에서는 산타와 양말이 그려진 로션, 핸드크림 등 크리스마스 제품을 내놨다. 부산 남구의 한 화장품 매장에서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판매하는 직원은 “최근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다양한 디자인으로 제품들이 출시됐는데, 선물하기에도 좋아서 많은 분들이 사 간다. 특히 핸드크림이 귀엽고 특별한 디자인이라 10대들과 대학생에게 꾸준히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패션 업계에서의 크리스마스 에디션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시계 브랜드인 스와치에서 레드, 골드, 실버를 이용한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선보였다.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오니츠카 타이거에서도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새로운 디자인의 운동화를 내놨다. 해마다 다양한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구매한다는 이진규(20, 부산시 기장군) 씨는 “크리스마스 에디션은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살 수 있어서 희소성도 있고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일정 시즌에만 살 수 있지만 그 날을 기념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류 업계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분주하다. 주류를 생산하는 하이트 진로, OB에서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눈사람과 산타클로스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내놨다. 하이트 진로는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처음으로 출시한 이후, 3년째 연말에 크리스마스 에디션인 하이트 엑스트라 콜드를 출시하고 한정 판매 중이다.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정미경(49,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특별한 디자인의 맥주를 마실 수 있어 눈이 즐겁다. 맛은 비슷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이라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빠지지 않고 크리스마스 한정판 에디션을 내놓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유산균 음료인 액티비아를 제조하는 풀무원다논에서도 크리스마스 한정판 에디션 액티비아를 내놨다. 이 에디션은 구매자들에게 손난로까지 증정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스타벅스도 11월부터 크리스마스를 맞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커피 이외에 케이크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 신메뉴도 선보였다. 홀리데이 밀크 초콜릿, 레몬 진저 차이티, 크리스마스 크루아상 등 5종의 크리스마스 신메뉴를 내놨다. 대학생 노은엽(21, 부산시 연제구) 씨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스타벅스에서 신메뉴가 나왔다기에 먹어봤다. 일정 기간만 판매하는 음료라 좀 특별하기도 했고, 귀여운 모양을 띠고 있어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인지 맛은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크리스마스 한정판 에디션은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맞아 인기를 끌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도 따른다. 크리스마스 에디션의 출시로 기존 제품을 찾을 수 없다는 점과 디자인을 변경했다며 값을 올려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늘었다. 종류와 제품별로 가격은 상이하지만, 적게는 몇천 원에서 많게는 몇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최근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구매하고 실망했다는 민송이(21, 부산시 연제구) 씨는 “평소보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크리스마스 에디션이라 특별한 것 같아서 구매했는데 가격에 비해 그 만큼의 가치가 없는 것 같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제품의 포장만 바꾼 후 한정판이라고 가격을 올리거나, 한정 수량이라고만 명시하고 판매 수량을 공개하지 않은 채 판매하다 다 팔리면 추가 생산해 또다시 판매하는 제품들도 많다. 대학생 박선진(2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크리스마스 한정판이라고 제품을 출시하고 기업에서는 조기 소진되면 제품을 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업체에서는 그 수량에 대해 정확한 수치를 알려주지 않아 한정판의 소장가치에 대해 고민할 때가 많다. 최근에 한정 수량이지만 소진되지 않는 제품을 보고 기업에서 매출 상승을 위해 제품을 추가로 생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에디션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특별 에디션이나 한정판매되는 상품이라는 점에서 구매 후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있으나, 한정판 상품이 가져오는 한계점 때문에 소비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정판 제품이기 때문에 품질의 문제가 있어도 재고가 이미 소진됐다면 동일 상품으로의 교환처리가 어려워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감성’을 추구하는 것은 좋으나, 만족감 대비 품질적인 문제와 가격적인 측면도 충분히 고려해서 소비자들이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