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 우리 식탁을 점령하다

망고, 두리안, 용과 등 수입량 급증...대형마트서도 손쉽게 구입

2016-06-12     취재기자 김제니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열대과일이 빠르게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망고스틴, 체리, 아보카도 같은 열대과일은 더 이상 국내 식탁에서 생소한 과일이 아니다. 열대과일은 과거 구색 맞추기 용으로 과일 판매대에 소량 진열됐던 것과 다르게 현재는 대형마트 과일코너에 가면 흔하게 보인다. 국내소비자들은 현재 마트에서 블루베리, 용과, 망고, 두리안, 파파야 등 다양한 종류의 열대과일을 손쉽게 살 수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과일 수입량은 금액기준으로 전년대비 17.4% 늘어난 16억 3,969만 달러(한화 약 1조 8,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10년 전인 2004년에 비해 3배(180.8%) 가까이 늘어났으며, 그 중 아보카도는 수입량이 2004년 213t에서 지난해 1,097t으로 5배 정도 크게 늘어났다. 여러 가지 열대과일을 어떻게 이처럼 많이 국내에서 접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첫 번째 이유로는 해외여행 중 동남아 등지에서 열대과일을 접한 사람이 늘면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부 박미희(54) 씨는 망고나 블루베리 같은 수입과일을 자주 사먹는다. 그는 동남아 가족여행을 다녀온 뒤 해외에서 열대과일 맛을 본 아이들이 마트에서 망고를 사달라고 졸라 수입과일을 구매하게 됐다. 박 씨는 “국내에서 파는 열대과일은 비쌀 것 같았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싸고 계절과 상관없이 맛있는 과일을 맛볼 수 있어 (수입과일을) 자주 사먹는다”고 말했다. 열대과일의 대중화 두 번째 이유로는 FTA 체결로 수입과일 가격이 내렸기 때문이다. 체리는 한국과 호주와의 FTA 체결에 따라 관세가 철폐돼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저렴해졌으며, 캐나다산 블루베리, 칠레산 체리 등도 FTA 혜택을 보고 있다. 4월 22일자 <아시아투데이>에 실린 농협과 농촌경제연구원이 밝힌 주요 과일 수입량을 보면, 2005년 47만 7,000t에서 2014년에는 66만 6,000t으로 40% 가량 늘었다. 같은 <아시아 투데이> 보도에서, 이용선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FTA에 따른 관세 인하가 수입 과일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상대 가격이 유리해진 외국산 과일의 수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열대과일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 국내에서도 열대과일 재배가 활발하다. 이는 수요증가와 기후변화가 맞물리면서 가능해졌다. 국내 기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이미 일부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뀐 제주 이외에도 전남 여수, 해남, 고흥, 보성, 경남 통영 등으로도 열대 과일나무 재배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4월 23일자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승찬 제주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현재 전국에서 생산하는 열대 과일의 약 90%가 제주산이며 점점 제주에서 재배하는 열대 과일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