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의 속살, 개성상실이냐, 문화혁신이냐
[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서구 신나리
부모님은 내가 유행을 따르는 것에 대해 자주 불만을 표출한다. 부모님은 유행은 기업이 만들어낸 상술이고 모든 사람의 개성을 잃는 문제점 덩어리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고 따라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무서울 정도 늘어나는 새로운 것들에 체할 수도 있을 텐데 당연하다는 듯 유행에 따른다. 물론 나도 유행을 따르다 보면 내가 가진 개성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런 생각이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은 유행 안에서 자신의 개성을 찾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꼭 유행이 문제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행의 변화는 패션에서 시작된다. 우리 집 옷장을 열어봐도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입었던 옷들과 지금 입는 옷들이 매우 다르다. 나도 유행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쫓아가고 있었다. 예전에는 나에게 옷과 휴대폰이 전부였다. 새로운 폰이 나오면 바꾸고 싶고, 유행하는 옷들이 나오면 사서 입고 자랑하고 싶었다. 유행을 따라가지 않으면 외톨이가 된 것 같고, 그런 기분을 없애려고 충동적인 소비를 계속했다. 그렇게 유행에 매달리다 보니 유행이 지난 것들은 돌아보지 않고 계속 쌓아두게 됐다. 나의 가치관이 완성되기 전이어서 이리저리 유행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만의 개성을 찾고, 유행을 적당히 따르면서도 나만의 것을 지켜내는 법을 알게 됐다.
유행에 맞춰 직업을 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일하거나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유튜버가 있다. 남녀노소 다 즐기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조회수만큼 돈을 벌고 광고나 협찬을 통해 돈을 벌기도 한다. 유명 유튜버들의 수입이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이 유튜버에 도전한다. 본인이 하던 직업을 내려놓거나 아니면 두 번째 직업으로 유튜브 일을 하기도 한다. 성공해서 많은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유튜버라는 직업의 재미를 알고 즐길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을 사는 데에 늘 함께하는 유행과 멀어지려고 해도 힘들다. 유행을 통해 다양한 문화들이 생기고, 유행을 이용하여 많은 기업은 유행을 상품화해서 수출도 하며, 여러 나라에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리기도 한다. 문화적 혁신인 유행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즉, 사회변화의 틀 안에 아주 크게 자리를 잡고 있다. 이렇기에 유행을 통제하고 가둬둘 수 없다.
하지만 유행을 통해 생기는 수동적인 소비와 같은 점은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인 제재로는 해결할 수 없다. 자신의 소비를 대신 책임지지 못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판단을 내려서 소비하는 생활을 하고, 끊임없이 찾아오는 유행에 헐떡이며 본인의 개성을 잃지 않기 위해 유행과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유행을 부정적인 사회변화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점차 줄어들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