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천 생태하천 회복, 아직 갈 길이 멀다

많이 개선됐으나 비온 뒤엔 죽은 물고기 둥둥 떠다녀

2015-06-15     취재기자 원영준
부산 동래구에 사는 조모(36) 씨는 아이들과 같이 온천천을 방문했다. 하지만 햇살이 좋은 날씨에 비해 온천천 수질 상태는 좋지 않았다. 전날 비가 온 탓도 있었지만, 조 씨는 자신이 올 때마다 물 상태가 좋았던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조 씨는 “한 번은 비가 많이 온 다음 날 왔을 때 물고기들이 죽어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을 보고 물이 정말 더럽다고 생각했고 빨리 수질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온천천은 금정산에서 발원하여 금정구, 동래구, 연제구를 지나 수영강으로 흘러드는 부산을 대표하는 지방 하천이다. 하지만 지금 여러 가지 난개발들로 인해 하천 생태계가 많이 훼손됐다. 그 중에서도 수질 오염은 예전보다 나아졌으나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부산 연제구에 사는 백모(62) 씨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온천천에 자주 온다. 하지만 비가 온 다음 날이나 하천의 하류로 가면 여전히 물 상태가 좋지 않아 표정이 안 좋다. 백 씨는 “옛날에는 정말 보기 싫을 정도로 물 상태가 엉망이었다. 물고기가 죽는 것은 일상이었고 물 가까이 가면 구린내까지 날 정도였다. 그래도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대가 어린 사람들은 예전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박모(20) 씨는 “내가 온천천에 자주 오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와 비교해서 사실 좋아진 것을 크게 느끼진 못했다. 물론 주변 환경이나 여러 식물이 많이 생긴 것은 맞지만 물 상태만 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질 오염을 측정할 때 쓰이는 지표는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인데 이것은 산소가 존재하는 곳에 사는 미생물들이 물속에서 유기물을 분해할 때 사용하는 산소의 양을 말한다.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수질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하는데, 그 정도에 따라 매우 좋음, 좋음, 약간 좋음, 보통, 약간 나쁨, 나쁨, 매우 나쁨으로 구분된다. 동래구청 온천천 홈페이지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온천천의 수질 등급은 BOD 수치를 기준으로 수영강과 합류하는 지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점에서 ‘나쁨’이었다. 이 수치는 계속되는 산업화 때문에 버려지는 쓰레기들과 자연을 파괴하고 이루어지는 여러 개발들 때문에 나타났다. 동래구청 김모 씨는 “온천천 주변에 아파트나 여러 주택들 같이 주거지역이 생기면서 쓰레기가 많이 하천에 유입됐고, 그러다보니 온천천이 거대한 하수처리장처럼 변했다. 그래서 수질 개선과 생태계 개선을 위해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래구청은 계속되는 온천천의 수질 오염 때문에 ‘자연형 하천조성’이라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것은 생활하수를 온천천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지하수를 유입하는 등의 수질 개선 사업이다. 이 사업 때문에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이 2012년과 2013년에 실시한 수질검사 결과에 따르면, 온천천의 수질 등급은 ‘보통’ 수준으로 올랐고, 몇몇 구간은 ‘약간 좋음’까지도 나타났다. 그리고 환경부에서 수질 개선을 위해 선정한 전국 하천 아홉 군데 중 부산 온천천이 올해 선정되어 내년부터 국가에서 사업비가 지원된다. 동래구청에서 관계자는 “자연형 하천조성 사업으로 온천천의 물 상태가 정말 많이 개선됐고, 뿐만 아니라 온천천 내에 다양한 생물들도 많이 서식하게 됐다. 내년에는 국가에서도 지원하기 때문에 온천천은 더욱더 깨끗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래구에 사는 박모(21) 씨는 더욱 개선되는 온천천을 기대하고 있다. 박 씨는 “자전거 타러 온천천에 자주 가는데 아직 냄새나 물이 더러운 경우를 많이 봤다. 근데 환경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사업들이 생긴다고 하니까 기대가 많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