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여자축구"... 경주한수원 전 감독 성폭력 의혹에 축구팬들 경악
하금진 전 감독, 모 선수 여러차례 성폭행...구단은 선수단 전원에게 "발설시 방출" 협박 / 류효훈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에 이어 전 유도선수 신유용 씨의 ‘미투’로 스포츠계가 성폭력으로 얼룩진 가운데, 이번에는 여자 축구 전 감독이 선수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축구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스포츠니어스'의 22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경주한국수력원자력(경주한수원) 여자 축구단 전 하금진 감독이 여자 선수를 성폭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까지 나서 성폭력 사건을 철저히 은폐하려고 했던 정황이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입막음을 위해 피해선수에게는 혜택을 제시했고 선수단 전원에게는 협박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한수원은 2016년 창단된 WK리그의 신생팀이며, 하금진 감독이 창단감독으로 선임됐다. 창단 2년차를 맞은 지난해, WK리그에서 3~4위 유지를 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던 하 감독은 시즌 도중 지난 9월 개인 사정으로 돌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고문희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고 ‘2018 W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강 인천현대제철과의 명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자취를 감춘 하 감독은 개인사정이 아닌 성폭행으로 인해 물러났다고 '스포츠니어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하 감독은 구단 선수단 소속 A 씨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고, A 씨는 이를 코치들에게 알렸다. 코치들 역시 지속적인 제보로 이 사건을 구단 측에 신고했다고 한다. 구단에서는 고심 끝에 하금진 감독에게 팀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성폭력 사건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구단은 성폭력 가해자를 사법 당국에 신고도 하지 않았고 사건을 이렇게 마무리하려고 했다.
게다가 구단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협박에 가까운 행동을 자행했다고 스포츠니어스는 폭로했다. 경주한수원이 “이 사건을 발설할 경우 팀에서 나간다”는 조항을 포함한 “이 사실을 그 어디에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선수단 전원에게 받아냈다는 것. 또한, 피해자에게 특혜를 제안하며 입막음까지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서 경주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담당자가 출장을 가 있는 상태로 (돌아오면) 홍보팀과 얘기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답변했다.
여자축구계에서 감독의 성폭력 사건 의혹과 함께 구단 은폐 시도 정황까지 드러나자, 축구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중간에 감독이 바뀌었던 이유를 몰랐는데 이제야 알게 됐다고 한 네티즌은 말했다. 그는 “체육계는 병들지 않는 곳이 없는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너무 비일비재하다. 체육계 지도자들은 다 예비 성범죄자들만 있는지 자제를 못하는지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욕을 섞어가며 비판을 이어갔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 축구계 암적인 지도자를 다 내쫒아야 한다. 남자들에겐 폭력은 기본이고 경기 출전시켜달라고 뒷돈이 오가지를 않나 여자들에겐 폭력뿐만 아니라 성폭력까지 방자한 것이 눈에 보인다. 법의 심판을 제대로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