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성차별적 표현 논란에 잘못 인정... 진심어린 사과

염정아를 지칭해 "'꽃은 지지 않는다'는 말을 보여준 배우" 발언..."지적 감사하다" / 신예진 기자

2019-01-24     취재기자 신예진

배우 염정아를 꽃에 비유해 ‘성차별적 발언’ 논란에 휩싸인 배우 정우성이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정우성은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선 여러분의 애정어린 지적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표현한 사람의 의도와 상관없이 받아들인 대상이 불편한 마음을 느낀다면 그 표현은 지양돼야 하고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이어 “개인적으로 이 기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무의식적으로 쓰여지고 있는 차별적 표현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또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의 좋은 가르침 다시 한 번 감사하고 여러분이 느끼신 불편한 마음에 깊은 유감과 사과의 마음 전한다”고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

정우성의 성차별적 발언 논란은 지난 22일 한 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불거졌다. 그는 최근 돌풍을 일으킨 JTBC <스카이캐슬>을 몰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카이캐슬>의 한서진 역을 맡은 염정아의 연기를 극찬했다. 정우성은 염정아와 한솥밥을 먹는 사이로 염정아 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는 정우성과 이정재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정우성은 이어 염정아를 ‘꽃’에 비유했다. 그는 “염정아는 '꽃은 지지 않는다'라는 말을 온몸으로 입증한 배우다. 예서 엄마, 미향 씨, 연기 정말 잘하지 않나? 나는 그저 격려해주는 입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외모에 엄청난 연기력까지 갖춰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염정아에 대한 소속사 대표의 애정이 드러나는 발언인 것.

그러나 다음날인 지난 23일 인터뷰 기사가 보도되자 일부 네티즌들은 정우성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했다. 여성 배우를 꽃에 비유한 것이 ‘성차별적 표현’이라는 것. 정우성의 본심과 달리 시대착오적 표현에 그 의미가 퇴색된 셈이다.

한 네티즌은 “정우성 씨 여배우에게 꽃이니, 시드니, 피니 등의 표현은 이제 거둬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언젠가는 ‘여’배우라는 말도 사라지길 바랍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여성은 왜 아름다운 꽃이어야만 하는가. ‘영웅은 죽지 않아요’라고 했으면 듣기가 더 편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처럼 여성 배우를 ‘꽃’에 비유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종종 제기돼 왔다. 지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JTBC <뷰티인사이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극중 배우 한세계 역을 맡은 서현진이 여배우를 꽃에 비유한 동료 남배우 이상형에게 일침을 가했던 것. 당시 한세계는 “우리 이상형 배우님도 꽃 하시지. 상형 씨는 꽃 해. 우리는 배우 할 거니까”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실제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 보지 않고 여성을 능력이 아닌 외모나 매력으로 재단할 때 ‘꽃’에 비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운동가들은 여성을 남성보다 낮은 존재로 인식하는 여성 멸시를 여성 혐오로 본다. 페미니스트라고 밝힌 A 씨는 “여혐 사회일수록 여성을 더 신성시하고 신비화한다”며 “그런 사회는 자신들이 정한 성스러운 여성의 기준에 벗어나면 가차 없이 비난한다”고 했다.

반면 정우성을 지지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염정아를 칭찬하는 훈훈한 기사에 얼굴을 찌푸릴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꽃이라는 표현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정우성 씨가 의미하는 꽃은 여성 비하적인 대상화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인간에 대한 아름다움. 외적인 부분이 아니라 외유내강으로 내면에서 바깥으로 풍겨지는 그 아름다움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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