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손석희 사장 vs 프리랜서 기자, "폭력당했다" vs "무고" 진실게임
쌍방이 경찰에 고소....폭행현장 주점 주인은 "당시 시끄러운 소동 없었다" / 신예진 기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때 아닌 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손 사장은 폭행 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웅 프리랜서 기자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양측은 맞고소까지 하며 거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손 사장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4일 김 기자의 고소로 불이 붙었다. 김 기자가 서울 마포경찰서에 손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던 것. 손 사장은 같은 날 김 기자의 불법 취업 청탁, 협박 등을 이유로 그를 공갈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
핵심은 손 사장의 폭행 여부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김 기자는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본식 주점에서 손 사장에게 얼굴을 수차례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전치 3주의 상해 진단서와 사건 당시 대화 녹음파일을 경찰에 제출한 상태다.
양측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지난 24일 MBN에 따르면, 김 기자는 "지금 폭행 인정하고 사과하신 거 맞냐"라고 물었고 손 사장은 "아팠다면 폭행이 맞고 미안하다"고 했다. 다만 손 사장은 같은 날 자신이 진행을 맡은 <뉴스룸>을 통해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고 폭행 논란을 부인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JTBC는 보도자료를 내고 "상대방(김 씨)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김 씨가 손 사장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 사장을 협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당일에도 (취업 관련) 같은 요구가 있어 이를 거절하자 김 씨가 갑자기 화를 내며 흥분했고, 손 사장은 ‘정신 좀 차려라’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했다.
손 사장과 김 기자의 관계는 지난 2017년 4월 16일 손 사장이 낸 주차장 접촉사고로 시작됐다. 김 기자의 주장에 따르면, 손 사장은 경기도 과천시의 한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냈고, 처리 없이 도주하다가 피해자에게 잡혀 150만 원에 합의했다는 것. 김 기자는 사고 당시 손 사장에게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을 입수했고, 이와 관련해 손 사장을 취재하자 손 사장이 회유하려 했다는 것이다.
김 기자는 그 증거로 경찰에 손 사장의 녹취록을 제출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해당 녹취록에는 손 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특이한 위치에 있어서 자그마한 것 가지고도 침소봉대돼서 공격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어쨌든 버텨왔다. (하지만 이번엔) 협박 때문에 150을 준 게 약점이 되기는 할 거다. (알려진다면) 이상한 쪽으로 일이 흘러갈 것이고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고 여러 가지로 타격이 너무 클 수가 있다. 너무 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손 사장 측은 접촉 사고에 대해 인정했다. JTBC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가 가벼운 접촉사고가 있었다.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만큼 긁힌 흔적도 없었다. 그러나 차에 닿았다는 해당 차량 운전자의 주장에 따라 쌍방 합의를 하고 자비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기자가 주장한 ‘접촉사고 당시 함께있던 동승자’의 존재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명백한 허위라는 것이다. JTBC 측은 25일 “손 사장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라며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당사자 김웅 씨의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취업 청탁 여부를 두고도 양측의 이견이 깊다. JTBC는 손 사장의 접촉사고를 빌미로 김 기자가 취업 청탁을 집요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기자는 이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있다.
JTBC는 "(김 기자가)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손석희 사장은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자 최근에는 거액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JTBC는 이어 김 기자가 손 사장에게 협박한 증거 든 각종 자료를 언급했다. JTBC는 "문제의 당사자인 김웅 씨가 손 사장에게 거액을 요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구체적인 공갈 협박의 자료는 일일이 밝히는 대신 수사 기관에 모두 제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반면 김 기자는 "나에 대한 인신공격"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그는 아시아경제를 통해 "취업 청탁을 하지도 않았지만, 한다고 해도 될 수도 없다”며 "취업 청탁을 했다면 오히려 미친X 취급 받고, 기자 사회에서 왕따 당한다. 그렇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아울러 JTBC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과 유포자에 대해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것. JTBC는 "이를 포함한 이번 사안을 둘러싼 모든 가짜 뉴스 작성자와 유포자, 이를 사실인 것처럼 전하는 매체에 대해선 추가 고소를 통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다"고 했다.
한편 활활 타오르는 논란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손 사장 편에 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손 이사의 차분한 대처를 주문했다. 그는 “손석희 사장이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 자 적는다”며 “정치판에 24년 있으면서 그 숱한 가짜 뉴스에 당해 본 나도 그 소식에는 참 황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디 슬기롭게 대처해 국민적 오해를 풀고 맑고 깨끗한 손석희의 본 모습을 되찾기를 기원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