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남의 생각이 멈추는 곳] 설과 복(福)과 보시(布施)의 계절

/ 김민남

2019-02-03     김민남
모래 5일은 음력 정월(正月) 초하루 설이다. 유구하게 흘러온 우리 겨레의 전통과 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는 큰 명절이다. 설은 우리의 전통 문화다. 그 문화가 곧 우리 얼이요 얼굴이다. 우리는 자주 이웃 나라들로부터 침략과 괴롭힘을 당해왔다. 대국으로 자처해온 중국은 약한 이웃에는 늘 오만하고, 역설적이게도 예(禮)를 지키지 않는다. 공자 맹자가 부끄러워 할 정도다. 우리를 늘 소국이라고 내려다 보는 대국근성이 있다. 심지어 지난 번 미-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주석 시진핑은 다른 나라 대통령 앞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고까지 강변했다. 우리는 중국의 일부가 결코 될 수 없는 우리의 전통과 문화가 있고 국민과 영토가 있다. 겸손과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그런 예(例)도 없다. 우리는 남의 나라를 침략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중국보다 먼저 민주화 산업화를 이루어 냈고 오히려 '한류'(韓流)는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무려 36년 일제 강점에도 설과 한글을 지켜내고 우리 고유의 전통과 문화는 상처받지 않았다. 강고한 민족 얼과 전통-문화 자체의 힘 때문이다. 그 바탕에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다. 내일 4일은 입춘(立春)이고, 15일 후인 19일은 우수(水流)이니, 설과 더불어 봄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소득주도성장'이나 '주 52시간', 북의 핵 보유 등 가보지 않은 길과 겪어보지 않은 경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고대 솔로몬왕의 혜언(慧言)처럼 "이 또한 반드시 지나 갈 것이다(This shall too pass away)." 이 설도 그렇게 다가와서 우리 곁에 며칠 머물다 또 내년을 약속하고 지나가게 된다. 그래서 팍팍하고 힘든 현실이라도 가족들의 만남과 우애 속에 설 명절은 또 한 번 우리 가슴에 따뜻한 사랑과 아름다운 기억을 심어줄 것이다. 우리가 살아온 길, 우리가 만든 역사가 그걸 확신(確信)시켜 주고 있다. 
이 설에 우리는 꿈과 희망을 다시 한 번 높이고 키워야 한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내실을 다지고 힘을 길러야 한다. 필요하면 북한처럼 핵도 검토해봐야 한다. 지금과 같은 세계질서에서는 핵은 성역(聖域)도 아니고 금지대상도 아니다. 북한이 그 길을 터주었다 이 찬란한 설을 맞고 보내면서 우리는 혹시 한파(寒波)에 힘들어하는 이웃이 없는지 살펴보는 배려와 사랑도 잊어서는 안된다. 설은 조상에게 제사 드리고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과 정성으로 보시(布施)하는 계절의 한가운데다. 복(福)은 바로 거기에 들어 있고, 베푸는 데서 나온다. 베풀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 드리는 날로 새겨야 할 것이다.  건강이 곧 복입니다. 새해 복 많이 짓고 많이 받으세요. 
2019년 2월 3일, 묵혜(默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