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전국 시외버스 요금 할인 정책 시행 결정...대도시 근교 장거리 통근자 ‘반색’
시외버스 정기권∙정액권 도입...기존 요금의 20~30% 할인 예정 / 신예진 기자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대학생 신모(23) 씨는 요즘 말로 ‘프로 통학러’다. 신 씨는 학기 중 매일 부산 사상행 시외버스에 몸을 싣는다. 그의 목적지는 부산 진구의 A 대학. 프로 통학러는 통학시간이 3시간 이상인 장거리 통학생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신 씨는 교통비를 지출을 줄이고 알뜰한 소비를 위해 ‘부산도시철도 정기권’을 구매했다. 한 달에 6만 원으로 지하철 60회를 탈 수 있다. 3만 원 정도 할인혜택을 받는 셈이다. 신 씨는 당연히 시외버스도 비슷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웬걸, 시외버스는 정기권,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일체 제공하지 않았다.
신 씨는 “매일 아침 시외버스에 오르면 대부분 익숙한 얼굴들이다. 나처럼 부산으로 통학하거나 통근하는 사람들인 것 같다.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우리 같은 ‘단골손님’을 위한 시외버스 혜택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신 씨와 같은 시외버스 이용객의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버스업체들의 정기권∙정액권 발행 등 버스요금 할인 정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에 따라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요율 등 조정요령' 개정안을 마련한다고 11일 밝혔다. 시외버스 이용 부담 완화를 위한 시외버스 정액권 및 정기권의 발행 근거를 위해서다. 국토부는 개정내용에 대해 오는 12일부터 3월 4일까지 행정예고를 실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정예고를 마친 뒤 시외버스 사업자들이 정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정액요금의 20∼30% 할인된 가격으로 상반기 중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 뉴스를 통해 전했다.
구체적으로 시외버스 정액권은 일정기간 동안 모든 노선의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이다. 목적지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종류는 주중권인 ’월~목‘, ’월~금‘이나 주말권인 금~일 등의 형태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청년 등 시간적 여유가 있는 국내 여행객들이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권은 고정된 노선을 왕복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할인권이다. 단거리 노선은 100km 미만으로 통근 및 통학이 가능한 거리를 말한다. 부산을 기준으로 울산, 경주, 창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소요시간은 편도 2시간 이내다. 따라서 정기권은 인근 지역으로 통근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외버스의 정기권∙정액권 발행 소식에 온라인 반응 역시 뜨겁다. 특히 서울 근교에 거주하며 서울로 통근하는 이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교통비 너무 부담됐는데 다행이다”, “서울 장거리 출퇴근자에게 한줄기 빛”, “장거리 5년차 월급은 그대로지만 정기권이라도 생겨 숨 돌린다” 등 다양한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정기권과 정액권은 저렴하게, 1일권 티켓은 다소 비싸게 판매할 것을 제안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어쩌다 한 번씩 관광이나 출장가는 사람들은 좀 비싸게 타고, 정기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저렴하게 정액권 쓰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며 “겪어봐서 알지만 출퇴근 시간 많이 걸리면 진짜 삶이 힘들다”고 했다.
한편, 개정안 전문은 국토교통부 누리집(//www.molit.go.kr)의 ’정보마당/법령정보/입법예고∙행정예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