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스퀴시’ 완구 제품에서 유해 물질 방출...부모들 “장난감도 못 믿겠다”
어린이 장난감 액체 괴물에 이어 스퀴시도 논란 / 제정은 기자
어린이 장난감인 스퀴시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방출됐다. 한국 소비자원은 21일 시중에 판매 중인 일부 스퀴시에서 일부 제품에서 유해 물질인 디메틸포름아미드가 방출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장난감 액체 괴물에서 붕소가 검출된 데 이어 스퀴시에서도 유해 물질이 방출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 중인 스퀴시 12개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방출 시험 및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점막 자극, 현기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물질인 디메틸포름아미드가 방출됐다. 디메틸포름아미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일종으로, 이 물질에 노출될 경우 코, 눈, 피부의 자극과 함께 현기증, 수면장애, 시야 흐림,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에 한국 소비자원이 밝힌 ‘스퀴시 위해성 평가 결과표’에 따르면, 조사한 12개의 제품 중 3세 이하에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은 절반인 6개였다. 이 6개의 제품은 ‘펫 스퀴시 도시락’, ‘수아베스퀴시’, ‘버거 속 냥이’, ‘석류 스퀴시’, ‘밀크브레드’, ‘말랑말랑 오징징’이다.
스퀴시(Squishy)는 부드러운 것을 으깬다는 뜻을 가진 단어 ‘Squish’에서 유래된 말로, 스펀지처럼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고 있어 손으로 쥐었다 폈다를 반복할 수 있는 장난감이다. 스퀴시는 빵, 아이스크림, 과일, 동물 등의 모양으로 만들어지며, 손으로 쥐고 있다가 펴도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각종 음식, 과일, 캐릭터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스퀴시는 아이들의 촉감 자극을 통해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아이들의 교육에도 사용되고 있다. 아이들의 장난감뿐만 아니라 장식으로도 사용된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스퀴시를 많이 구매하고 사용한다. 최근 지인을 통해 스퀴시를 알게 됐다는 김소희(23, 부산시) 씨는 “아는 동생이 스퀴시를 주며 스트레스받을 때 만지고 놀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했다. 실제로 가지고 놀다 보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촉감도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스퀴시를 직접 만드는 방법도 온라인에서 유행하고 있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도 ‘스퀴시 만들기’, ‘스퀴시 ASMR’ 등 다양한 스퀴시를 이용한 영상들이 인기 있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유통되고 있는 스퀴시 중 유해 물질이 방출되는 제품이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국 소비자원은 밝혔다.
어린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장난감인 만큼 부모들의 걱정이 가장 크다. 한 포털 사이트 맘카페 회원은 ‘스퀴시 장난감 주의하세요’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스퀴시를 같이 안고자거나 오래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고 한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중에 유해물질을 방출하는 제품이 있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맘카페 회원은 “아이들이 사용하는 제품과 먹는 것에는 장난 좀 안 쳤으면 좋겠다. 장난감도 믿을 수 없다니 충격이다”,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이런 독성 물질이 있다니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에서 어린이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제품들은 판매 중지 및 회수 등의 방법으로 사업자에게 자발적 시정을 권고했다. 한국 소비자원 관계자는 “냄새나 향기가 있는 스퀴시 제품의 구매를 피하고, 특히 3세 이하의 어린이가 스퀴시를 가지고 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